2019.12. 1.해날. 비

조회 수 415 추천 수 0 2020.01.13 03:13:44


 

아이구, 그것도 안 줬네...”

울 어머니, 늦게야 생각난 물건들을 읊으며 안타까워하신다.

자식은 아흔아홉 개를 갖고도 하나 마저 달라하고

부모는 백을 주고도 하나를 더 못 줘서 애타한다던가.

물꼬 30주년 기념으로 하는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락의 측백나무 분양에도

5그루 얹어주신.

아이 외할머니를 다시 실어드린다.

마침 남도에 잠깐 들릴 일도 있어.

못다 주신 것이며 다시 생각난 것들을 넣어주셨다.

바람과 볕이 좋은 그 댁은 죽은 화분들이 잘도 살아나는데

아주 아주 커다란 화분들이 몇 이사를 왔다.

어쩌다 그리 다녀가시면

워낙에 추운 곳이라 또 생각나셨나, 이불을 내주신다.

새로 넣어준 이불만도 벌써 여러 채였더라니.

 

그 댁에는 냉장고가 김치냉장고며 여러 대가 있다.

살림집이다, 가게 아니라.

그것도 잘은 모르겠지만 용량도 가정용으로 가장 큰 것들일 게다.

노인네 살림에 뭘 그리 넣어야 할 게 많을까 싶지만

온 마을 살림을, 온 집안 살림을, 게다 자식들 살림까지 챙기신다고.

그나마 물꼬에서 사는 일이 집이랑은 거리(어떤 의미로든)가 멀어 손이 덜 닿지만

어쩌다라도 이렇게 오는 것들이 줄줄이다.

뭐라도 요긴하니까.”

주시는 명분도 받는 명분도 그렇고,

거는 뭐라도 맛있더라.”

이 또한 이유이다.

작년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도

물꼬는 어른의 학교를 중심으로 최소한이긴 해도 움직임들이 있었다.

그때도 계절마다 반찬을 갖가지로 올려 보내셨더라지.

부모 자리란 게 그렇다.

아무리 살아도 우리는 부모를 따라잡을 수가 없을. 없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134 2022. 5. 5.나무날. 맑음 / 동학유적지 정읍 옥영경 2022-06-14 416
1133 2021. 2.25.나무날. 흐리다 세우 / 산불 옥영경 2021-03-16 416
1132 2020. 9. 2.물날. 태풍 마이삭 옥영경 2020-09-21 416
1131 2020. 1.26.해날. 저녁부터 비 옥영경 2020-03-03 416
» 2019.12. 1.해날. 비 옥영경 2020-01-13 415
1129 2023.11. 9.나무날. 흐리다 밤 비 옥영경 2023-11-19 415
1128 2023.11. 5.해날. 비 옥영경 2023-11-12 415
1127 2월 어른의 학교 여는 날, 2022. 2.25.쇠날. 맑음 옥영경 2022-03-24 415
1126 2020.11.21.흙날. 가끔 햇살 / 꽃과 탱크 옥영경 2020-12-23 415
1125 2020.11. 3.불날. 맑음. 와, 바람! 옥영경 2020-12-03 415
1124 2020. 3. 2.달날. 맑음 옥영경 2020-04-07 415
1123 2023. 9.18.달날. 흐림 옥영경 2023-10-01 414
1122 2023. 8. 3.나무날. 맑음 / 말벌 리프팅? 옥영경 2023-08-06 414
1121 2023. 1.14.흙날. 비 옥영경 2023-01-17 414
1120 2021 여름 청계(7.31~8.1) 갈무리글 옥영경 2021-08-10 414
1119 2021. 4.27.불날. 맑음 옥영경 2021-05-27 414
1118 2023.10.28.(흙날) ~ 29(해날). 대체로 맑음 / 10월 빈들모임 옥영경 2023-11-07 413
1117 2023.10.26.나무날. 맑음 / 숲 안내① 옥영경 2023-11-07 413
1116 2023. 4.20.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3-05-26 413
1115 2021. 8.23.달날. 비 옥영경 2021-09-04 41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