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삼경 사이집이 통째 흔들렸다.
크지 않은 집, 다락이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작은 공간,
통으로 된 집이라 그야말로 통으로 떨었다.
지진이다!
포털뉴스를 확인한다.
‘1.30. 00:52. 경북 상주 북쪽 20km 지역 규모 3.2 지진’
지진은 일상에서 멀지 않고, 사는 곳에서도 자주 가깝다.
읍내에서 시민연극모임이 있었다.
연극인 한 분을 중심으로 관심 있는 이들이 꾸려간다.
연출자로 내 이름을 올리지만, 아직 역할은 미미하다.
움직이면서 그림을 그려나가면 될 것이다.
언제나 중심은 물꼬 일정이니 새 학기가 되어야 이 모임 결합여부도 구체화 될 것.
오늘은 발성연습들을 했고, 대본을 들고 읽기를 한다.
마침표에서 끝나는 한 문장 안에서도 감정이 다 다르다.
감정이 분명해야 하고,
낱말도 그 뜻을 다시 확인해야 하고,
시대상황도 읽어야 하며,
호흡을 아래로 내리고,
전후좌우 문장들의 맥락과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말하고, ...
한 문장에서도 챙길 것들이 많다.
말하기의 좋은 연습도 되겠다.
그것은 생각을 정리한다는 말일 테고.
우한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 네 번째 확진자 소식을 전했다.
감영병 위기경보는 ‘주의’에서 ‘경계’단계로 올라갔다.
사스에도 메르스에도 삶에 별 영향이 없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오늘 결국 라오스행 비행기표를 환불했다.
여행력 확인이 중요한 시점에
중국 우환과 멀리 않은 곳에 대한 여행이기도 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가려는 곳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2월 5일부터 3월 4일까지 한 달 일정은
2월 말에 빈들모임을 하기로 하면서 3주간으로 줄었더랬고,
해서 2월 5일 19:10 인천발, 26일 06:45 인천착으로 다시 표를 바꾸었던.
하지만 전 일정을 취소하는 걸로 최종 결론.
여행만 하자고 그리 오래 이 골짝을 비울 것도 아니었고,
여행이라한들 그 쪽 사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지도 미지수.
우한폐렴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귤잼을 포장하다.
서울 걸음에 알려진 기업, 큰 부잣집에 사는 벗네에서 묵는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에게 멧골 선물은 이러하다.
돈이 있으면 많은 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무게가 덜할까.
어려운 시간을 건너가고 있는 벗에게 힘 실어주기,
그리고 출간이 가까운 출판사와 할 미팅이 이어질.
학교아저씨가 설을 쇠고 한 주 만에 돌아왔다.
연탄을 갈고 깨고, 개똥을 치우고, 짐승들을 멕이고,
대문을 쓸고 현관을 청소하는 일을 넘긴다.
그런데, 학교아저씨가 쓰는 사택 된장집 연탄보일러가 또 말썽.
순환펌프를 새로 바꾼 지 채 석 달이나 되었나, 지난해 10월 28일이었네,
움직이질 않는 건가...
급수통도 얼어 깨졌다는데,
내일 들어오는 하얀샘이 사서 오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