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9.흙날. 맑음

조회 수 352 추천 수 0 2021.01.14 23:52:29


 

소란했네, 낮에 잠깐.

이장님이 출동하셨다.

학교 뒤란에 학교 식구들이며 몇 사람이 둘러서다.

댓마에서 마을 주도로로 합류해 가는 쪽에어마어마하게 두터운 얼음이 길을 채우고 있었다.

며칠 전 지나던 차 한 대가 거기서 미끄러져 수로로 빠져 견인차가 왔다 한다.

아무래도 어딘가 학교 쪽에서 나오는 물 때문이 아니겠냐고 좇아오신.

-아니, 툭하면 학교랴!

퉁퉁거리며 원인을 찾아 나서다.

교문 앞 비어있는 할머니집의 얼지 말라 틀어둔 수도가 흘러넘쳐 수로를 타고가다

수로가 꽝꽝 얼어있으니 옆으로 삐져가며 길을 채운.

마침 마을의 수돗일을 맡은 이도 와서

할머니네 수도를 어찌할까 고민하고 그 댁 아들과 통화해서 해결하기로.

사람이 모였으니 옳다구나 내다보던 다른 이들도 어슬렁거리며 오다.

코로나19로 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하소연들을 쏟다.

코로나가 먼 나라였던 여기도 이제 그러하다.

이런 일로나 보지 사람 구경 어려운 이즈음이었더라.

 

신발들을 정리하다.

계자 전 청소의 한 부분이기도.

빨아야할 것들은 진즉에 했고,

신발장에서 아직 들어가지 못했던 계절 신발들을 털어 넣고,

아이들이 신이 젖었을 적 신을 수 있는 것들을 손에 닿게 놓고,

샘들도 편하게 끌고 다닐 수 있는 털신들을 챙겨내고.

숨꼬방 한 쪽에 상자로 있는 옛 신발에서 이제는 좀 버리자는 것들도 나오고.

햇발동은 쌓여있던 마지막 장 이불을 빨았다.

2월 일정까지 따로 손댈 일 없겠다.

 

이웃이 고기를 사왔다.

대처식구들도 들어와 있어 복작했다.

고기 귀한 이곳이라 학교아저씨도 몸보신 좀 하시겄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74 2021.11.20.흙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21-12-24 373
673 2021.10.14.나무날. 맑음 / 더하기공사 첫날 옥영경 2021-12-08 373
672 2020.11.29.해날. 맑음 / 올해도 겨울이 있고, 겨울에는 겨울계자가 있다 옥영경 2020-12-24 373
671 2020.10. 3.흙날. 흐림 옥영경 2020-11-15 373
670 9월 예술명상 이틀째, 2020. 9.23.물날. 가끔 하늘이 열리는 옥영경 2020-11-11 373
669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372
668 2023. 7.31.달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3-08-06 372
667 2022. 7. 9.흙날. 흐린 오전, 썩 맑지는 않은 오후 옥영경 2022-07-29 372
666 2021.12.28.불날. 흐림 옥영경 2022-01-11 372
665 2021.11. 9.불날. 비 갠 오후 / 집중상담 이튿날 옥영경 2021-12-20 372
664 2021.10. 7.나무날. 갬 / 설악·8 옥영경 2021-12-07 372
663 2021. 9.26.해날. 갬 옥영경 2021-11-24 372
662 2021. 4.22.나무날. 살짝 흐린 / 이레단식 회복식 나흘째 옥영경 2021-05-14 372
661 2021. 3. 2.불날. 갬 옥영경 2021-03-26 372
660 2020.11. 8.해날. 흐림 / 일어나라! 옥영경 2020-12-15 372
659 2020.10.16.쇠날. 뿌연 하늘 / 원정 일수행 옥영경 2020-11-22 372
658 2020. 9. 7.달날. 태풍 하이삭 / 사흘 수행 여는 날 옥영경 2020-10-08 372
657 2020 여름 청계 닫는 날, 2020. 8. 2.해날. 정오 지나며 소나기 한 차례 옥영경 2020-08-13 372
656 2023. 7. 1.흙날. 갬 옥영경 2023-08-01 371
655 2022.10. 7.쇠날. 바람 좋은 맑은 날 옥영경 2022-10-31 37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