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7.쇠날. 맑음

조회 수 315 추천 수 0 2021.06.09 08:13:23


 

어제 맥문동이 한 가마니 왔다.

공원을 뒤집고 새로 가꾸는 곳에서였다.

진잎이 많이 붙었고, 뿌리 또한 어수선했다.

중심 뿌리만 있으면 사는 그네였다.

새로 난 잎만 남기고 묵은 줄기를 가위로 잘라내고,

잔뿌리들도 역시 잘랐다.

엊저녁답에 하던 일이었다.

이어 다듬고, 아침뜨락 ()() 일부에 심었.

땅은 어제 팼더랬다.

 

낮 한두 시 두어 시간 소나기가 다녀갔다.

고맙기도 하지.

맥문동을 심었더란 말이지.

물꼬의 절묘한 그 날씨였다.

대처 식구들이 들어왔다.

모두 잘 쉬어가는 한나절이었다.

 

어라! 맥문동이 또 왔다.

준한샘네였다.

어디서 나온 맥문동이 한 가마니 생겨

엊저녁부터 다듬고 심었다 했더니 당신네 현장에서도 왔다.

이 맘 때가 그들의 철이었던 거다.

오늘은 원고를 좀 수정하자던 날이었는데.

손을 대자면 또 여러 시간일 거라.

햇발동 뒤란의 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자루째 끌어다 놓았다.

가위질을 했던 손이 벌개져서도 더는 못하겠더라.

그러다 물집이 생기고 말지.

그나저나 내일은 먼 길을 좀 다녀와야는데.

며칠 그렇게 두어도 괜찮겠다고 준한샘이 일러주고 갔네.

그러면 다녀와 하지,

이 저녁에 또 무리하게 할 일은 아니라고 미루었다.

근데 양을 보아하니 옴 자에 다 심고도 여유가 있겠다.

기숙사 뒤란 축대 틈에 좀 심어도 되겠다고 혼자 히히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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