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마당 가의 보리수나무,
재작년에 가지를 죄 쳤다, 오가는 길목이라 자꾸 걸려서.
키 낮아지고 몸집이 준 대신 잎사귀 풍성하게 단 거기,
숨은 딸기마냥 굵은 볼똥이 잎 아래 축축 늘어져 붉게 달렸다.
얼마나 굵은지!
어느새 다 익어 즙이 솔찮았다.
잼이나 효소를 담을 만치의 양은 아니었으나
따서 한껏 먹을 만큼은 되는.
먹는 재미에 한참을 섰더니
멀리서 제습이와 가습이가 저이가 먹고 섰는 저게 무얼까,
고개 갸우뚱이며 멀건히 보고 섰더라.
덥다.
불 앞에서 요리하면서야 당연,
밥을 먹으면서도 후덥했다.
한 열흘 설악산에 들어갔다 왔더니
여름이 여기 와 있었네.
학교 마당에서는 우천매트를 뒤집어 사이 사이 풀을 뽑고,
가마솥방 앞 꽃밭의 소나무 가지를 쳤다.
달골 햇발동 앞마당에서는 블루베리를 따고,
사이집 남쪽마당 잔디를 깎았다.
대처 식구 하나가 내일 생일이라
이른 저녁으로 식구들 모여 미역국을 끓여 먹고
싸서 보냈다.
연어의 날 신청 마감 공지.
스물을 생각했고, 이미 채운 숫자였으나
너무 적나 하고 서른을 생각했다가
스물 언저리로 마감.
대략 올 만한 이들이 그 선이 되겠구나 했는데,
아쿠, 뜻밖에 엄마와 아들 둘 신청이 있고서야 마감을 알려야겠구나 바빠졌더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