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그리운 물꼬

조회 수 860 추천 수 0 2004.02.08 19:43:00
물꼬에서 나온지 이제 이틀째인데 벌써 물꼬 사람들이 궁금하고 눈에 선한 물꼬 정경이 그립네요.
옥샘이 올린 물꼬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이들 모습과 말투까지 다 떠올라 빙그레 웃게 됩니다. 눈 치우느라 아침부터 입김 호호 불며 신나게 뛰어다니는게 눈에 잡힙니다. 함께 눈 치우는 기쁨과 재미가 얼마나 좋았던지요.

금요일날 급히 나오느라 인사도 못하고 나온 샘들께 아쉬움 전하고요. 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어서 저같이 잠시 머물다 온 사람에게 별 신경도 안 쓰겠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조금 격이 없어질려고 하다가 나오게 되서 저는 많이 섭섭했답니다.

호준이는 배탈이 다 나았나봐요. 참 울기도 잘하고 삐지기도 잘 하지만 밉지만 않은 녀석이지요.
그날 상범샘이 읍내까지 데려다 주시고 황간가는 버스 타고 황간터미널에 내렸는데 대구까지 바로 가는 차가 없어졌다지 뭡니까요. 고속버스는 구미가서 갈아타야하고 직행버스는 대구 가는 차가 1시간을 기다려야 있어서 30분정도 앞에 있는 김천가는 직행버스 타고 김천에서 대구가는 직행타고 왔지요.

참 오랜만에 혼자서 모른는 낯선길을 물어 물어 오면서 낯설음이 주는 신선함도 느끼고 대학교 때 여기 저기 전국을 다니며 일하던 기억도 떠 오르는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처음 가는 낯선 길이 이것 뿐이겠냐 하는 마음이 , 항상 남이 잘 가지 않아 없은 길을 먼저 내며 살아온 제 삶이 또 다른 길은 만들려고 하는 걸 보았지요.

칠곡에서 방과후 학교는 처음 만들어집니다. 전국에서 많이 하고 있지만 우리동네에 맞게 우리가 여는 것은 처음이니 이 길을 잘 닦아서 함께 가는 사람도 많아지고 가는 길에 휴식도 되고 기쁨도 되는 길이 되게 만들어야 할텐데 욕심을 버리자 ,욕심을 버리자 하며 마음을 낮추려고 애씁니다.

조금의 멀미를 하면서 도착한 대구에 가장 먼저 보이는 모습, 아~ 역시 우리 남편이 최고더군요. 몇날을 보내놓고 걱정하고 조바심을 쳤을 남편이 버스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더군요. 참 고맙고 참 편안했습니다.

엄마, 아빠 없이 이집 저집에서 잠자며 생활한 아들녀석도 데리러 갔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아이는 엄마,아빠 없이도 참 편안하게 잘 산 얼굴이더군요. 정작 남편이 조금 얼굴이 야윈 듯도 하고..

주인없이 며칠 텅빈 집이 그래도 썰렁하지도 않고 따뜻한게 여기가 우리집이구나. 내집이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집이 좋은가봐요.

어제는 꽤 피곤했는데 오늘 자고 일어나니 몸이 회복되네요. 역시 건강이 좋아지긴 좋아졌나봐요.

겨울살이 때 나무 풍경 만든다고 만들다만 장승을 집에 와서 꺼내 조금 더 다듬었지요. 물꼬를 보듯이 장승을 볼려고 정성을 들이고 있습니다. 생나무라서 조금 어려운것도 있지만요.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물꼬는 제게 힘이 되고 있습니다.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 함께 한 분들과 물꼬의 자연에게 참 감사합니다.

눈보라치는 논바닥에서 친 풍물과 흥겨웠던 사람들, 그 밤에 보았던 밤하늘은 잊지못할 겁니다. 다시 한번 모든것에 감사드려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신상범

2004.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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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물꼬

2004.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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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에선 요새'의 39 계자 마지막날 글을 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옥영경

2004.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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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셨군요, 인사 늦었습니다.
먼길 오셨는데, 좀 드린 게 있기는 했으려나,
그 사흘이 열 닷새 가운데 젤 감흥이 없던 건 아니었나,
마냥 아쉽기만 하네요.
좋은 자리에서 또 뵙기를 바랍니다.

다시 옥영경

2004.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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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생많으셨다는 인사가 빠졌네요.
많이 추울 때여서 힘드셨지요?
따뜻한 날 다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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