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12.달날. 맑음

조회 수 374 추천 수 0 2021.08.07 10:13:14


 

어제도 오늘도 비소식이 있었다.

그러나 간밤에 천둥번개만 잠시 요란했을 뿐이었고,

오늘만 해도 먹구름이 조각으로 걸린 정도였다.

 

아침 들일 뒤 수행도 끝내고 햇발동으로 건너가다.

베란다들을 청소했다.

비오면 하는 일이지만, 아무렴 날이 좋으면 또 물일이 좋지, 시원하고.

조금만 옴짝거려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

물일은 더욱 재미나지.

호스를 던져 올리느라 한참,

올려놓고 난간에 묶고, 물을 틀고 끄느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농사일도 그렇지만 이럴 때 딱 아래서 누가 수돗물만 틀어주어도 큰 도움.

아들 어릴 적이 그리웠네.

스무 댓 살 아이는 대처에서 산다.

 

벌써 오셨어요?”

서둘러 학교로 내려가다.

교무실 인터넷이 문제였다.

기사가 오늘 들어오기로 했고, 결론은 들어오는 회선 증설이 필요하다고.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려나...

학교아저씨는 숨꼬방 뒤란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숨꼬방이 기댄 경사지 나무들을 어제 잘랐더랬다.

그늘이 져 좋기도 했지만 습이 너무 많아 문제이기도 했던.

나무가 있다고 다 반가운 게 아니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제 자리, 제 필요가 있다.

 

다시 올라와 기숙사 청소 마무리.

어제는 청소기를 돌렸고, 오늘은 손으로 할 걸레질.

문이 많으니 문틀도 많다.

창고동 난로에 불도 지펴 습도 날리고.

햇발동도 보일러를 돌린다.

! 저게 뭐지...

덜컹! 놀란 가슴 소리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창고동은 가운데 시멘트 벽을 따라 바닥에 결로가 생기지만,

그래서 그 선을 따라 신문을 깔아두기도 하지만,

햇발동 이건 뭐지?

현관에 습으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양의 물이 흘렀다.

재작년 보일러가 터졌을 때의 경험이 있어 그것의 반복으로 보이는.

솥뚜껑인 줄 알았더니 자라인 모양이다.

! 아무래도 보일러 배관에 문제가 생긴 듯.

보일러를 돌리니 물이 스며 나온 게다.

다용도실로 가보니 장판 아래가 철벅이는 느낌.

거실의 물기도 많고.

맞네, 맞어!

여름 계자는 끝나야 일이 되겠다.

뭐 요새는 이런 일에 썩 걱정도 안한다.

말 그대로 해결할 문제라면 걱정이 없지.

못할 문제라면 못할 건데 뭐 하러 걱정을 하냐고.

문제가 일어났고, 해결하면 될 테다.

, 또 목돈이 들겠군. 일꾼은 또 어떻게 섭외하나...

보일러 일까지는 아직 내부 역량이 안됨.

 

발목이 아플 만큼 움직인 하루였네.

또 이렇게 하루를 모셨다. 사람답게 살았다.

오늘, 영원히 안녕, 내일은 새로 태어나 새로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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