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개 다녀가고 안개에 묻힌 아침,

07시에 시작하는 집 덧붙이 현장은 08시에 시작할 수 있었다.

다행하다.

새들이 몹시 지저귀었다.

비 갔다는 말이고 부지런히 먹이를 찾자는 말인 듯.

현장은, 지붕이 생겨 그 아래서 작업하기 수월했다. 비가 와도 일이 되는.

오늘은 전선 작업.

98일부터 사람들이 들어왔고 10일부터 현장 작업 시작,

한가위 연휴 나흘을 쉬고 23일부터 오늘까지 이어오는 현장이다.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으리라 하는. 정말?

 

점주샘이 들어왔다. 해와 함께.

그대 편히 오라고 이 날씨 좀 보시라!”

언제나처럼 물꼬에 필요한 것들을 잔뜩 실어서.

부탁한 장도 봐서.

모두가 기다렸습니다!”

저녁 밥상에 둘러앉았을 때 개막사처럼 던진 호수샘의 말.

호수샘도 물꼬의 새 인물이라 서로 처음 보지만 내내 귀로 점주샘이 익었던 얼굴.

민수샘과는, 둘 다 물꼬 드나든 날이 오래여도 얼굴들은 처음 본 거였네.

서로 얘기를 너무 들어서 이미 잘 아는 것만 같았다지.

준한샘과는 서로 오랜만에 반가이 본.

정말 무슨 맞선처럼 모두 점주샘만 바라본 재미난 자리였던.

고만고만한 나이대들이 모여 정다운 밥상이었더라.

가마솥방을 떠나서도 날밤이라도 새겠는 수다가 끊어지지 않으려네.

 

달날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아직 후유증이 있는.

하지만 예정대로 내일부터 설악산행.

민수샘은 그 전날 합류키로,

호수샘은 아무래도 2차 백신 맞는 날이

이번 설악산 일정 가운데 공룡능선오름을 계획하는 날과 가까워 빠지기로,

준한샘은 상황 봐서 다시 연락키로 하지만 대체로 결합 쪽으로.

하여 점주샘과 송도에서 올 신혜샘에다 남자샘이 둘 더해질 일정.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담았다,

물꼬를 비어둘 시간 동안 드나드는 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찌개와 몇 가지 먹을거리를 챙겨둔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호수샘도 있고,

국을 데우고 차리는 것쯤은 학교아저씨도 어려운 일이 아니고.

이제 밥상은 잊어먹기로.

설악으로 가는 데만도 하루를 쓸 테지.

점주샘이 운전을 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차를 가지고 가자고.

허리가 불편한 그이라 그도 김해에서 양양으로 비행기로 온다 어쩐다 하였던 걸.

그의 의견대로 해도 되는 걸까 밤새 고민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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