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12.불날. 맑음

조회 수 405 추천 수 0 2022.05.07 08:59:55


달골에도 자두꽃 피다.

대문께 울타리 초기 작업을 했다.

나무로 만든 낡은 대문이지만 아직은 더 쓰기로 하고.

2017년 사이집을 짓던 막바지, 그러니까 2018년 한 해 바르셀로나로 가기 직전

오랫동안 공간을 비운다는 게 구실이 되어 대문이 설 수 있었다.

그간은 사람들이 무시로 드나들던.

언젠가는 양해도 없이 굴착기 들어서서 밟고 지났다.

(우리가 외지인이라도 그럴 수는 없는!)

마을 정서가 거기 대문 서면 항의가 정당할 것 같던 분위기에서

바르셀로나행이 좋은 기점이 되었더랬네.

이제 대문만 달랑 있던 곳에,

그래도 사람이야 밭으로든 산소로든 갈 수 있는,

심지어 집(기숙사 말이다) 마당으로 4륜차며 경운기도 드나들 수 있었던,

해서 잔디 다 패여 버린,

거기 울타리를 치려 한다, 사람 드나들 쪽문(지금은 공간만 비우고 나중에 달)만 빼고.

물꼬가 달골로 더 큰 비중으로 축이 옮겨올 때도 대비해야지.

울타리 선 잡고, 각각의 기둥 위치 잡고.

이웃마을 아저씨 하나도 주말에 손을 보태기로 한다.

저녁 밥상, 날마다 열기를 굽고 있다. 속초 앞바다에 나가 낚시해온.

물꼬에 손발을 크게 내주는 식구 하나한테

양말 발목에 수를 놓아 선물로 내주기도.

 

한 국회의원의 전화가 들어왔다.

그가 내게 무슨 볼일이 있겠는가.

물꼬에서 먼저 했던 연락에 대한 답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의원의 지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국회 구성원, 국민의 대표자, 그리고 정당 구성원으로서

불체포특권이며 면책특권이며 어마어마한 지위를 가진다.

그 지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또 받는 자식들 방패막이가 되는 것도 여럿 보았다.

그는 어떤 국회의원일까...

같이 생각을 나눌 만한 사람일지는 아직 모른다.

그럴 만하면 하면 될 것이고, 아니면 또 말 일이다.

그 편에서 또한 그럴 테고.

 

어제 우크라니아 젤렌스키 대통령의 한국 국회 화상 연설이 있었다.

17분간의 연설이었다.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무자비함과 전쟁의 참상을 전하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러시아 배와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한국의 군사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던 한국전쟁을 언급하기도.

지금 러시아가 스스로 멈출 것을 기대할 수가 없고,

이성이 이겨낼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사회의 동원으로 러시아가 변화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참상을 공개하는 영상도 더했다.

무기력해진다.

전쟁 피해자들을 위해 얼마쯤의 성금의 내는 것,

그나마 이런 소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인간으로 좌절이 깊을 때,

뭔가를 하는 사람들로 또 힘을 내나니,

그래서 물꼬도 뭔가를 하는 곳이 되려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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