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했다. 따습게 입다.

산수유를 시작으로 벚꽃 지면서 산벚꽃을 데려왔고,

옥매화 피자 복사꽃 자두꽃 배꽃도 덩달아 달려왔다.

키 낮게는 개나리꽃 사이 잎이 한창.

꽃들이 놀랐겠다.

첫 두릅을 따서 밥상에 올렸다.

 

돌을 쌓았다. 돌이 많은 곳이다.

삼거리 느티나무 뒤,

사이집 서쪽 경사지 위 가장자리에 늘어선 개나리 사이 돌무더기 하나 있었다.

그걸 아래로 내려

사이집 들어가는 곳으로 오른쪽 비탈 아래 모인 돌더미로 모았다.

너저분하여 또 담처럼 쌓기 시작하다.

달골에 곳곳에 그렇게 놓인 담이나 앉은자리처럼.

 

아침뜨락에 들다.

옴자에 심은 샤스타데이지가 마구 밖으로 걸어 나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지난 가을에도 얼마쯤을 패 남쪽 측백 울타리 사이로 보냈는데,

오늘 역시 같은 작업을.

비온 뒤라 땅을 패기도 심기도 좋은 때.

측백 한 나무와 한 나무 사이로 또 보내고,

다시 또 패 내서 햇발동 옆 언덕 깔끄막에도 좀 심었다.

 

밥못에 들었다, 긴 낫과 갈퀴를 가지고.

겨울에 못했어도 초봄에라도 물이 빠졌을 때 잘랐어야 했을 걸

지난가을 마른 풀들이 물에 잠겨 있었다.

낫을 깊이 넣어 자르고, 갈퀴로 걷어 올리고.

하는 김에 마저 야물게 하고 싶지.

너머 개울 편으로 가서 밸브를 열어 못의 물을 뺐다.

겁나게 쏟아지는 물.

수위가 낮아지자 낫이 거개 다 닿았다.

너무 빼면 안 되니 얼른 또 밸브를 잠그다.

다 벤 뒤 미처 건져 올리지 못하고 물에 뜬 자른 잎들을 한쪽으로 모으기 위해

물을 흘려보내려 밸브를 다시 열려고 갔는데,

 

아차차차차, 이게 뭐라니!

거기 버들치 한 마리가 바닥 물에 퍼득이고 있었다. 세상에!

그들이 살아있었다! 지난겨울 그 가뭄에 바닥을 다 드러낸 밥못이었다.

겨우 남은 물은 꽁꽁 얼고.

거기서 살아남은 그들이었다. 진흙 속에서 겨울을 났을 거나.

엊그제 벗이 찾아와 들여다보고, 여기도 물고기 있냐 물었더랬다.

봤어?”

!”

올챙이 아니고?”

아녀! 물고기야. 제법 크던데.”

긴가민가 하더니.

물이 빠진 개울을 둘러보니 물고기 또 있다. 젖은 흙이나 물이 없는 곳.

어디 보자... 또 한 마리!

세 마리를 밥못으로 다시 보내다.

살아있었다!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그들이 누구인가, 20195월 아래 계곡에서 열두 마리를 모셔다 풀었고,

지난 해 한 학부모가 낚시를 해서 세 마리를 보태주었다.

또 다른 버들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물 빠진 개울의 마른 풀줄기들을 들추기도.

철철 급하게 와락 쏟아지던 물에 그만 쓸려버렸을 법도.

아님 개울 풀 어디에 발이 묶였을 수도.

샅샅이 뒤졌다. 더는 없었다.

다음에는 꼭 망을 두고 물을 빼기로.

 

달골 대문 울타리를 놓고 다시 논의.

이웃과 분쟁이 없으려면?

밭으로 가거나 산소로 가는 이들이 더러 있는데 그들에 대한 배려는?

다시 위치를 잡아보다.

흙날 종일 작업을 하리라 한다.

낡았으나 현재 낮은 나무대문은 한동안 더 쓰기로.

쪽문 자리는 아직 달지 않고 사람이 지나다니는 걸로.

여느 때는 안내판을 거기 세우기로.

누리집에 알림 하나 올리다.

물꼬 머물기(물꼬 stay)’집중수행을 나눈다고.

달마다 셋째 주말에 하고 있던 물꼬 머물기(물꼬 stay)

물꼬 머물기와 집중수행으로 혼재되어 있었다.

정리하자면, 달마다 셋째 주말은 집중수행’24시간으로 하기로.

흙날 정오에 들어와 해날 정오까지.

4월에는 16~17, 521~22, 618~19, 716~17.

물꼬 머물기는 협의하는 걸로.

목적에 따라 완전히 독립적으로 지낼 수도, 밥 때 혹은 수행만 같이 할 수도,

물꼬 흐름대로 지낼 수도 있을 것.

기간 역시 서로 논의하면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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