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조회 수 297 추천 수 0 2022.07.08 23:52:21


요새 곤줄박이 한 마리랑 산다.

현관 안 처마 쪽으로 집을 지은 곤줄박이.

이맘 때(조금 늦었네) 밥그릇 같은 둥지를 짓고 대여섯 개의 알을 낳는 그네.

사람이 드나들 때면 퍼더덕 날아 멀리 갔다가 돌아온다.

현관문을 열면 그네 집에서 또랑또랑 눈을 굴리는 그가 보인다.

둥지에 푹 묻혔다 고개를 길게 뺀.

살짝 사진을 찍으려 손전화를 드니

겁먹고 달아나버리는 곤줄박이.

그가 편하도록 더 조용히 드나들고 있다.

 

저녁답에야 아침뜨락으로 들어갔다.

전지가위를 챙겼다. 아고라 위 측백이며 아가미길 키낮은 광나무의

말랐거나 걸리는 가지들을 자르다.

옴자의 반달 지대에 있는 원추리와 수레국화 사이의 키 큰 풀들도 뽑아냈다,

논에서 피뽑듯이.

 

또 아욱국!

여기 밥상이 그렇다.

때마다 나오는 걸로 집중적으로 먹는.

오늘은 상추도 뜯어왔다. 갈치속젓과 쌈을 같이 놓았더니

고추와 함께 아주 맛나게 쌈들을 싸먹었다.

남도 집안어르신이 어제 보내온 꾸러미에 고추도 들어있었던 거라.

 

아침저녁 물을 준다고 습이들 산책을 통 시켜주지 못하는데,

그나마 기락샘이 들어오면 그들을 챙긴다.

제습이와 가습이가 똥 치워주고 산책 시켜주는 기락샘을 제일 좋아한다.

, 밥 주는 학교아저씨도 그렇겠네.

나는 가끔 간식 주는 걸로 요새 환심을 산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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