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온다 하기
이른아침부터 학교고 달골이고 문이란 문은 다 꼭꼭 걸어 잠그다.
며칠 전엔 마늘을 수확했고,
오늘은 감자 캐기. 봄감자다.
가을감자는 8월말까지 심기를 마무리하는데
실패 확률도 높다하고, 다른 밭작물(배추나 무) 기르느라 한 번도 못해본.
감자 수확은 줄기와 잎이 누렇게 쓰러진 후 하라지만
저장성을 생각했을 때 장마 들기 전에 거두어야.
해서 6월말께 거두는.
씨감자를 심을 때 잘린 면을 며칠 아물 기간을 두고 심으라지만
봄감자야 썩을 일이 잘 없어 굳이 그렇게 않고 바로 심기도.
올해도 그리 심었더랬다.
(참, 그러고 보니 감자는 심고 난 뒤 따로 물을 주지 않네!
하지만 봄 가뭄 때는 물주기가 필수.
5월 가뭄에 저녁마다 물주느라 바빴던 학교 아저씨.)
모두 거두기야 오늘이지만
그 사이 살짝 몇 개씩 먹었기도.
그게 또 텃밭작물 키우는 맛이라.
크기별로 세 종류로 나누어 상자에 담고 신문지를 덮어두다.
자폐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보내온 글월이 있었다.
연어의 날 신청도 놓치고 제때 연락도 못 드린다 죄송하다 했고,
더하여 학부모 공개수업을 갔다가 자식의 돌출행동을 보고 우울해졌다 했다.
답 몇 줄.
내가 언제 말할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
샘이 하고 싶을 때 말씀하시면 됨요.
제 역할 하나는 그가 말하고 싶을 때 그것을 들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소식에 반갑고 고맙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울한 상황을 어쩌면 계속 만나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요,
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자기 앞에 막아선 한계들을 끊임없이 밀어내 온 걸
수없이 봐 왔어요.
**도 당연히 그럴 거구요.
문제는 외려 그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있지요.
엄마가 **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함요.
어머님이 이미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우리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눈을 가졌을 수 있어요.
그것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우리가 그의 성장에 한계를 두지 말고, **의 성장을 믿어봅시다요!
시간은 필요할 테지요. 하지만 어째도 갈 시간인 걸요.
시간은 가고 아이는 그 시간을 타고 성장할.
물론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지요. 그건 어떤 아이라도 매한가지.
아이가 어릴 땐, 장애가 있건 없건, 엄마 품이 필요하지요.
허니 우리가 단단해야 해요!
(...)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출판사와 올해 내는 책 편집회의.
서로 그 시간이 편하므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서평집으로 출판사가 기획한 책이었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청년 혹은 성인으로 대상자가 바뀌었다가
초고를 읽으며 다시 그 대상을 청소년으로.
청소년들에게 하고픈 말, 혹은 해야만 할 말을 전하기로.
그에 맞춰 초고가 수정에 들어갈.
아, 한 꼭지를 위해 새로운 (읽을)책을 한 권 끼우기도.
7월 18일 09시 마감키로.
한 3주 되지만 실제 한 주 정도 확보하게 될.
그것조차 온전히 쓸 수 있다면 다행.
우선 연어의 날 이후로 미룬 여러 행정일이며 먼저 챙기기로.
그리고 한 청년의 글을 검토하는 자정이었네.
길지는 않았으나
내용에야 더할 게 무에 있을까 문장만 겨우 좀 다듬는 정도로 해서 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