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22.달날. 맑음

조회 수 310 추천 수 0 2022.09.07 23:46:29


오후에는 먹구름이 좀 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체로 맑았고,

 

개학을 한 학교들도 많았다.

아이들이 짧은 방학을 아쉬워하며 학교들을 갔다고.

부모님은 괜찮았지만 오누이가 다 코로나19로 확진되어서 일주일 격리를 막 마치고

이제야 여유가 생겨 연락을 했다는 문자도 들어왔다.

이번에 쌤도 맘고생 많으셨을 거 같아 괜찮다고 말씀드리려고요^^’

모두 휘몰아치는 시간들을 보냈겠다.

이곳도 이제 좀 숨을 돌린다.

간밤에 올해 내는 책의 원고 2차 수정본을 보냈고,

오늘은 밀쳐두었던 170 계자 기록을 이어가다.

 

다저녁에 세 시간 들에 들어갔다.

도라지밭가 철쭉 울타리가 칡이며 덩굴에 뒤덮여 보이지 않았다.

울 밖의 경사지부터 풀을 베고,

철쭉 머리 위 덩굴들을 걷어내고,

철쪽 더미를 돌아가며 풀을 뽑다.

한 더미를 하는 데만도 두 시간이 족히 걸린다. 못다 했다는 말이다.

아직 두 군락이 남았다.

농기계 컨테이너 앞 무성한 풀도 뽑는다.

길가 풀에 묻힌 솔라등 둘레도 풀을 쳐내다.

 

풀을 베다가 생각한다.

그것들에 다 잡아먹힌다고 자주 말해왔다.

그들은 잡아먹으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

저도 살려고 한 몸짓이었다.

저도 살려고 뻗고 나도 살려고 벤다.

오늘도 풀의 삶이 내 삶을 가르치나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114 7월 2일, 우리는 동료입니다! 옥영경 2004-07-13 1469
6113 7월 16일, 1242m 민주지산 오르다 옥영경 2004-07-27 1468
6112 운동장 또 한 겹 입히다, 4월 13-14일 옥영경 2004-04-27 1468
6111 2005.10.9.해날.맑음. 꽃가마 타고 그가 가네 옥영경 2005-10-11 1465
6110 12월 11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464
6109 2007. 4.28.흙날. 맑음 / 영화 <마이 파더> 촬영 옥영경 2007-05-14 1463
6108 112 계자 나흘째, 2006.8.10.나무날. 잠깐 짙은 구름 한 점 지나다 옥영경 2006-08-17 1463
6107 2월 26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3-03 1463
6106 2월 25-6일, 품앗이 형길샘의 새해 계획 옥영경 2005-03-03 1463
6105 124 계자 닷샛날, 2008. 1.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8-02-18 1462
6104 2007. 6. 8.쇠날. 천둥번개에 창대비 내리는 저녁 옥영경 2007-06-22 1460
6103 108 계자 나흘째, 2006.1.5.나무날.얼어붙은 하늘 옥영경 2006-01-06 1460
6102 7월 13일, 방충망 요새에서 옥영경 2004-07-20 1460
6101 4월 20일 불날 잔치 앞두고 옥영경 2004-04-28 1460
6100 145 계자 닷샛날, 2011. 8. 4. 나무날. 흐린 하늘, 그리고 비 / 우리는 왜 산으로 갔는가 옥영경 2011-08-17 1459
6099 2006.12. 9-10.흙-해날 / 특강; 문화마을-문화지도 만들기 옥영경 2006-12-11 1459
6098 2005.11.9.물날.맑음 / 비판과 지지 옥영경 2005-11-10 1459
6097 [바르셀로나 통신 7] 2018. 4.27.쇠날. 맑음 옥영경 2018-04-28 1458
6096 봄날 엿샛날, 2008. 5.16.쇠날. 맑음 옥영경 2008-05-23 1458
6095 2007.11.26-12.2. 달날-해날 / 낙엽방학 옥영경 2007-12-17 145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