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26.쇠날. 맑음

조회 수 409 추천 수 0 2022.09.07 23:50:58


오늘도 날이 고마웠다.

주말에 이어질 멧골 책방을 위해 볕도 바람도 필요했던.

햇발동에 바람을 들이다.

 

사이집 앞부터 풀을 매 나간다.

언제나 출발은 사는 곳부터.

물론 닥친 일이 바쁠 땐 당장 쓰일 공간부터.

사이집 서쪽 경사지에서 뻗어온 넝쿨들을 낫으로 친다.

여름에 세를 키운 덩굴들은 무섭기까지 하다.

수로의 풀도 뽑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털자면 가는 곳. 풀이 걸릴 수밖에.

마당의 잔디 깎은 잔해를 이제야 긁기도.

에고, 이게 언제 적 것인디.

돌담 남쪽 꽃밭은 모른 척 지나치고,

돌담의 북쪽 벽 아래 풀을 매다.

다음은 햇발동으로 옮아가

현관으로 들어가는 쪽 꽃밭의 풀들을 가려뽑는다.

모두 뽑는 게 당연 더 빠를 테지만, 그곳에 꽈리와 족도리풀과 바위취 있는.

작은 화단 둘의 안도 돌보다.

걸레도 든다.

창고동 북쪽과 남쪽 출입문 노란 문짝이며들의 검은 곰팡이들을 닦아내다.

햇발동 데크 앞으로 와서는 주목 둘레 풀을 뽑고,

블루베리 둘레들의 풀도 뽑다.

아침뜨락에서는 예취기가 지나간 곳들 풀을 긁어서 버렸다.

문장은 한 줄인데, 일은 오늘 하루 온 기록보다 많았을.

감나무 아래 감들을 줍고,

지느러미 길을 쓸고 나오다.

그래도 못다 한 부분이 더 많았다.

마침 준한샘이 오랜만에 들어와 손을 보태다.

4시경 와서 세 시간 가까이 넓은 곳들 기계로 풀을 밀고, 예취기로 더 다듬고.

학교아저씨도 올라와 거들다.

 

독일에서 연락이 왔다.

한 친구가 장학금을 신청하면서 추천서를 부탁해왔다.

쓰지, 아암, 써야지.

물꼬도 나눌 수 있는 게 있다면 기쁠.

그를 기록해줄 수 있어서 고마운.

주말 지나서 챙기리.

 

멧골책방에서는 가마솥방이 밥을 내는 식당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며 지내는 동안 카페이기도 할.

카페를 열 준비를 해놓고 나오다. 열 시가 훌쩍 넘어가는 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694 2021. 7. 8.나무날. 밤비 옥영경 2021-08-03 428
5693 2020. 1.27.달날. 비, 질기게 옥영경 2020-03-03 429
5692 2020. 9. 2.물날. 태풍 마이삭 옥영경 2020-09-21 429
5691 2020. 9.11.쇠날. 간간이 떨어지던 비, 저녁에 쏟아지다 옥영경 2020-10-09 429
5690 2020.11. 1.해날. 비 / 내가 어려서 부모님께 하던 대로 옥영경 2020-11-30 429
5689 2020.11.13.쇠날. 맑음 옥영경 2020-12-16 429
5688 2021. 6.25.쇠날. 맑음 옥영경 2021-07-22 429
5687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29
5686 2024. 3.12.불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4-04-02 429
5685 2020.10.29.나무날. 맑음 / 용암사 운무대에서 본 일출 옥영경 2020-11-30 430
5684 2021. 1. 6.물날. 흐려가다 밤 눈 펑펑 옥영경 2021-01-19 430
5683 2023. 4.1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5-16 430
5682 2021 여름 청계(7.31~8.1) 갈무리글 옥영경 2021-08-10 431
5681 2022. 2.21.달날.흐림 옥영경 2022-03-24 431
5680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431
5679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431
5678 2020. 8. 6.나무날. 흐리다 소나기 몇 차례 옥영경 2020-08-13 432
5677 2020. 9.21.달날. 아주 가끔 구름 옥영경 2020-10-20 432
5676 2021. 3.16.불날. 도둑비 다녀간 아침 옥영경 2021-04-22 432
5675 2021. 8.23.달날. 비 옥영경 2021-09-04 43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