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에 들어오는 낮버스에서 책방 사람들도 내릴 것이다.

달골에서 부산했던 오전이었다.

아침뜨락에 들어 일정 전 마지막 상황을 확인하고,

햇발동 안으로 들어가 두어 시간 청소, 그리고 창고동도 훑어놓는다.

지하수 모터를 고치면서 밸브도 하나 달아놓으리란 걸 오늘에야 달기도.

 

가마솥방은 밥집이면서 카페이기도 했다.

찻집 소울(疏鬱): 답답한 마음을 풀어헤침

한자를 쓰려니 그야말로 그린.

답답할 울자는 쳐다만 봐도 답답한 글자.

그래서 영어로 처음엔 써두었던; Let go of frustration.

찻집에는 백차 녹차 황차 청차 홍차 보이차에

아샷추며 미숫가루며 떼오오랑주며 팥빙수며 토스트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번 주말의 책방에는 젊은 부부와 한 가정 셋의 신청이 있었더랬다.

가정의 목적은 상담이 있었더라.

해서 말씀드렸네, 상담은 따로 좀 합시다 하고:)

다른 날을 받기로 하다.

책방은 책방이기로.

하여 서현샘 용욱샘 부부만 함께하게 된 책방이었더라.

그대들만 맞도록 상황을 만들어야겠네, 했더니만 정말 그리 된.

 

언제나처럼 물꼬 한 바퀴부터.

연어의 날에 첫걸음을 했던 용욱샘은 낯선 많은 이들 사이에서 편치 않다가

비로소 물꼬를 읽을 수 있었다지.

낮밥은 콩국수를 냈다. 열무와 오이소박이와 양파장아찌와 배추김치볶음

백태를 삶아 아몬드와 깨를 같이 간 콩국수는 올 여름의 중심 요리였네.

오이와 토마토를 고명으로 올린.

용욱샘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던가.

찻집에서는 청차와 홍차를 마셨다.

책을 읽다 또 건너와 떼오오랑주와 찐 옥수수를 먹기도.

 

저녁밥상에는 살짝 말린 낙지가 들어간 칠절판에 부부가 사들고 온 와인이 올랐다.

떡볶이와 참외지 마늘쫑장아찌도 놓였더라.

 

밤에는 서현샘과 용욱샘이 만든 운동하는 게임 나비섬 구하기로 놀다.

살펴보고 말을 더하고.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고칠까 그런 논의들.

자정에 이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294 2020. 8.15.흙날. 강한 볕, 그러나 바람 옥영경 2020-08-27 445
1293 2019.11.13.물날. 아침안개, 흐린 오후, 그리고 밤비 / 그게 다가 아니다 옥영경 2019-12-31 444
1292 2023. 6.30.쇠날. 비 옥영경 2023-07-31 443
1291 2021.10.30.흙날. 맑음 / 대왕참나무 한 그루 옥영경 2021-12-15 443
1290 9학년 예술명상(9.25) 갈무리글 옥영경 2020-11-12 443
1289 2020. 4.20.달날. 맑음 옥영경 2020-07-07 443
1288 2023. 9. 3.해날. 맑음 옥영경 2023-09-14 442
1287 2022학년도 겨울, 171계자(1.8~13) 갈무리글 옥영경 2023-01-17 442
1286 167계자 사흗날, 2021. 1.19.불날. 맑음 옥영경 2021-02-07 442
1285 2020. 1.3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3-04 442
1284 2023.10.23.달날. 맑음 옥영경 2023-11-07 441
1283 2023. 8.29.불날. 비 옥영경 2023-09-06 441
1282 2023. 8.26.흙날. 맑음 / ‘멧골 책방·2’ 여는 날 옥영경 2023-09-03 441
1281 2023. 8.12.흙날. 흐림 옥영경 2023-08-14 441
1280 2020. 3.13.쇠날. 맑음 옥영경 2020-04-13 441
1279 2020. 2.15.흙날. 맑다가 갑자기 온 손님처럼 비, 그리고 굵은 비 / 암트스프라헤 옥영경 2020-03-13 441
1278 2022. 3.16.물날. 맑음 / 그리고 그대에게 옥영경 2022-04-05 440
1277 2020.10.20.불날. 맑음 옥영경 2020-11-25 440
1276 2019.11.27.물날. 흐림 옥영경 2020-01-10 440
1275 2023.11.16.나무날. 비 옥영경 2023-11-25 43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