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복솔떡 들어보셨을까요?
모싯잎송편떡 100개 보냈어요.
인사가 늦었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중샘이었다.
멀리서, 거기서 유명한 떡을 이 멧골까지 보냈다.
계자를 염두에 둔 것이리.
마을에서 어르신이 떡국떡 한 말을 보내주셨다.
이장님이 미니사과를 한 박스 들여 주셨고,
고추장도 나눠주셨다.
한 어른은 겨울 앞치마를 하나 장만해주시기도.
진즉에 김치도 한 통 들어왔더랬다.
아이들이 온다는 소식에 그리들 보탠 마음.
하다샘은 겨울 털신을 보내왔더랬다.
계자 때면 샘들은 바깥해우소를 쓴다.
드나들자면 신발이 편하면 좋을 테지.
물꼬에는 큰 신발이 드물다.
커다란 털신 둘.
바닥은 뜨겁고 외풍은 심한 낡은 공간,
건조한 곳이라 아이들 입술이 꼭 부르튼다.
해서 바셀린도 넉넉히 보내왔던.
현철샘은 계자를 맞으며 눈길을 치우라 눈 가래 둘과
계자 부엌살림을 위해 무와 배추며 아이들 주전부리거리를 실어와 주었다.
‘제가 물꼬에 갔던 것도 2년 정도 된 듯해요.
종종 몸이 힘들어도 마음을 채우러 갔던 계자가 떠올라요!
또 가야지 하면서도 그러지 못하고 있어 항상 마음에 남더라고요.’
이번에도 남편과 여행 일정이 있어 참여는 못한다고,
하지만 직접 손 보태지는 못해도 물꼬에 필요한 걸 주고 싶다고.
‘귤, 코코아 같은 간식이라든가 핫팩이나 목장갑 같은 필요한 물건이요~’
계자를 아는 게지.
마침 이번엔 방석이 두어 개 더해지면 좋겠다 하던 참.
‘대학생 품앗이 때 계자로 보내오는 물건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이렇게 필요한 보탬이 되어야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그 마음 다 닿으리.
그리고 자신들 또한 누군가를 위해 그리 마음을 넓히리라.
계자 입장 첫 주자는 제습이.
아침뜨락의 제습이를 학교로 내렸다.
샘들 미리모임 자료를 복사하여 엮고,
장을 보러 다녀오다.
마흔만 되어도 이리 많은데,
더구나 지난계자부터는 부모님들이 반찬목록이며 먹을거리들을 잘 나눠 알려주고 있어 수월하고
겨울이어 보관도 더욱 편한데
오래 전 애 어른 65명 세 차례씩 했던 여름의 계자를 어찌 다 치러냈던 걸까...
서두른다고 서둘렀으나 짐을 부리고 나니 밤 10시.
그제야 산길을 걸어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