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한다는 건 정말이지 어렵습니다.
제가 계자의 많은 순간을 관성으로 지나치지는 않았나,
애쓰시는 샘들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손이 많지 않아 다들 체력이 모자란 계자였습니다.
가장 힘든 순간에 그 사람의 바닥을 알 수 있다는데,
감정과 태도를 잘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도시로 돌아오자마자
콸콸 나오는 온수며, 따듯한 방이며 정말 너무 편하더라고요.
물꼬의 공간이 아주 불편하고 춥지만
덕분에 계자에 다녀올 때면 관성으로 지나친 일상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빗자루질을 잘하는 것,
아이들 목말을 태우는 것,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것,
이불을 예쁘게 개는 것이 그다지 큰 매력은 아닌 사회입니다.
그러나 물꼬에서는 이러한 일들만으로도
(어느 샘의 표현처럼)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고,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행복합니다.


사실 계자 전날, 전전날 시험을 봤고, 
이제 내일과 모레  또 시험을 보아야 하는데
 '내가 여기를 무슨 생각으로 왔지' 싶다가도
아이들과 밥을 양껏 먹고, 대동놀이 소동놀이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함께 산을 오르고, 함께 설거지할 때면 즐겁습니다.

일상을 관성으로 살지 않고
물꼬에서처럼만 정신 차리고 산다면
꽤 살만한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체력이 조금 모자란 계자였는데,
아이들과 함께 더 못 놀아준 것이 못내 아쉽고,
함께 어깨동무 해주신 셈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산에 피어도 들에 피어도
길가에 피어도 모두들 꽃이면 좋겠습니다. 

물꼬

2023.01.15 11:38:09
*.33.180.91

모두가 꽃이지요!

하다샘도 아름다운 꽃이었군요.

온수기 문제라든지, 부모맞이라든지, 이 학교살림을 오래 살아주고 있어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잘 채워주셨습니다.

의료샘으로도 큰 몫해주셨네요.

대학 6년을 마감하는 시험과 시험 사이 짬을 내 달려와주어 더욱 고맙습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 것만 같은.


하다샘이 하신 말씀을 다시 잘 새겨 읽습니다.

'일상을 관성으로 살지 않고

물꼬에서처럼만 정신 차리고 산다면
꽤 살만한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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