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고 대표직을 맡아 선생님 도시락이며 반아이들 음료수 챙기랴.. 기사아저씨 담배랑.. 이리저리 아침에 바쁩니다. 항상 김밥은 제손으로 싸주곤 했는데 8시 20분 까지 집합한다고.. 빠듯함을 핑계로 깁밥집에 아이 밥을 맡겼습니다.
내아이 밥이 아니라 주위사람 신경쓰느라 내새끼는 뒷전입니다.
걸리는 마음 뒤로하고... 어차피 준영이 녀석 김밥 다섯알도 채 안먹을텐테..뭘.. 저혼자 최면을 겁니다.
운동장에 모인 아이들은 제각각 시끌벅적 난리들입니다. 5학년 1학년 2학년 같은 날에 출발이라 차례대로 출발할 예정이라 조금 더뎌졌습니다.
준영이 녀석... 어김없이 엄마 억장을 무너뜨립니다. 정신이 없이 버스에 음료수 올려놓으랴 바쁜데 .. TV 광고에 나오는 과자를 사달랍니다. 가까운 슈퍼로 가봤지만 없는걸 보고 계속 징징거리고 눈물이 그렁그렁입니다. 어휴~... 정말 한대 패주고 싶은 마음 굴뚝이였습니다.
아이는 소풍이 관건이 아닙니다. 김밥을 싸서 놀러가는것이 큰의미가 없습니다.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는것이 그 순에 목적이고 목표입니다.
겨우 달래서 운동장에 올려보냈는데.. 친구를 만났습니다. 자기딴에는 아는척하고 먼저 다가서는데... 친구들은 멀리 도망을 가버립니다. 음료수고 뭐고 내새끼 먼저지..싶어 그 녀석들 한테 다가가서 "우리 준영이랑 사이좋게 놀자~~ ^^" 했건만... 녀석들은 못내 고개만 끄덕입니다.
줄을 서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전 항상 돗자리를 챙깁니다. 큰것으로..... 선생님께서 돗자리를 보시며 1인용으로 가져오라고 했는데..하십니다. 들고다니기 불편하다고... 전 딴뜻이 있습니다. 우리 준영이 혼자 먹을까바.. 돗자리 안가져온 녀석들 대신 돗자리 넓게 펴주면 준영이랑 같이 먹을것 같아서 입니다.
버스에 올라탄 준영인 항상 맨 뒷자리 입니다. 비슷한 친구녀석 하나랑 맨 뒷자리에 달랑 둘이 앉습니다. 말은 걸지도 않는 친구녀석이랑.. 창문넘어 아이가 또 울먹거리는게 보입니다. 안전벨트가 안잠긴다네요.... 선생님께 말하라고 손짓발짓 해주는데... 징징거리기만 합니다. 선생님께 신호를 보내려고 뒷자석을 가리키는 손짓을 하자 잘갔다 오라는 인산줄 알고 손만 흔드십니다. ㅜ.ㅡ
징징거리는 준영이를 태우고 버스는 출발해 버렸습니다. 오후 3시가 갓넘어 준영이 집에도착했습니다.
오후바람은 더 싸늘하게 불었고 아이는 초첨없는 눈으로 기운없이 걸어옵니다. 괜시레 엄마한테 신경질입니다. 옆집 언니와 차를 타고 나갔다 오는 걸 보고는 "왜 ~ 우리 집 차를 타여!!~ 괜히 우리집 차를 타냐~~ 쒸.." 무슨일이 있었나.. 덜컹했습니다.
아이를 집으로 들여보내고 앉혀놓고 물었습니다. "준영아~ 밥 .. 친구랑 같이 먹었니??? ................. 묵묵부답입니다. "준영이.. 친구랑 싸웠어?? 재미 없었니??? .............. "준영아~ 아줌마한테 인사를 해야지.. 누가 어른한테 그런 말을 해?? 타이르다가 오늘 소풍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보다 기분 파악을 합니다.
공부안하고 소풍간다고 다들 신나라 떠들고 난리인데...
혼자 밥먹고 혼자 걸어다니고 친구와 실컷 말한번 섞어보지 못하고 장난한번 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낸거 같습니다. 집에서는 제 동생과 깔깔대고 동생과 몸싸움을 하는 녀석이.... 굉장히 밝고 명랑한 녀석이... 오늘 하루가 얼마나 지루하고 길게 느껴졌을까 싶습니다.
오늘 아이의 촛점없고 재미없는 무표정한 얼굴에 난 오늘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렇게 바삐움직이고 머리가 아플정도로 신경쓰고 그랬는지.... 회의를 느낍니다. 난 무엇을 잡으려고 이렇게 자꾸만 안달을 하고 애를 쓰는지.... 갈수록 알수가 없습니다.
마음이 아프네요...꼭 우리 동호 이야기인 것 같네요.. 그래요...어떤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것을 가끔 아니 정작 중요한건 뒷전입니다 글을 읽고나서 다시한번 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네요... 우리 화이팅 한번 외칩시다... 아자.. 아자...화이팅~~
2004.10.15 00:00:00 (*.155.246.137)
성찬이엄마
안녕하세요..마음이 아프다는 말 아니 가슴이 아프네요. 아이들이 바라는 거 원하는 거 정말 대단하것이 아닌데...그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또래 아이들 보다 다르다 해서 그 마음까지 다른것은 아닌데....생각할줄도 느낄줄도 아이라는것을 생활을 하다보면 모른다기 보다 지나치는 이 참 많더라구요. 때론 엄마인 저조차도 그럴때가 있답니다. 그래도 준영이 잘 해내것 같네요. 그 마음 알아주는 엄마가 있잖아요. 전 생활에 쫓기어 울 아이 마음 놓칠때가 많네요. 오늘 저녁엔 아이 마음 잡으러 가야겠어요. 건강하세요....^^
댓글 달아주셔서 넘 감사해요. 글로나마 만나뵙게 되서 반갑고요... 이곳에 머무는 님들은 대부분 저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요번 가을계절학교에 저희 두녀석 모두 보내거든요... 혹시 보내시는 분 계시면 ... 부탁드려요.. 밝게 웃을수 있는 친구가 생겼음.. 좋겠습니다.
그래요...어떤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것을 가끔 아니 정작 중요한건 뒷전입니다
글을 읽고나서 다시한번 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네요...
우리 화이팅 한번 외칩시다... 아자.. 아자...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