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방학 첫날 (해달뫼에서)

조회 수 1204 추천 수 0 2004.05.31 16:06:00
지난 주말 물꼬 아이들이 찔레꽃 방학을 맞아 해달뫼 나들이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산골도 요즘 찔레꽃이 한창입니다.)
집안 일로 두 가정과 한 가정의 어머님이 참석을 못 하셨구요.

이른 아침에 학교에 들린 예린맘과 춘천 채은규경 아버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해달뫼로 출발을 하였고
다른 부모님들은 각각 해달뫼로 오셨구요.
아이들이랑 부모님들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아이들 도착하자마자 배 고프다 난리들입니다.
덩달아 엄마들 손도 바빠지기 시작했구요.
부천 혜린이 어머님이 우리밀로 삼색수제비 반죽을 해오셔서(감자랑 야채도 다 준비해 오셨답니다)
수제비를 푸짐하게 끓여 놓으니 다들 맛있게 잘 들 먹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마당 잔디밭에서 자갈밭에서 다들 편한 자세로 맛나게 먹었지요.

그렇게 늦은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채은규경아빠와 같이 미처 들러지 못 한 분재전시관견학을 가고
남은 어른들은 차 한잔 앞에 놓고 수다도 떨고 저녁 찬 거리로 울릉도에서 공수해온 나물도 다듬고...
전날 독도할미님이 울릉도에서 보내온 나물을 한 자루나 주고 가셨거든요.
그 와중에 황간에서 정근이네 오고..

아빠들은 천렵한다며 반두와 양동이를 들고 가시더니
돌아오는 손엔 그 큰 양동이에 물만 가득하고 고기는 한마리 밖에 없습니다 그려.
어찌나 우습던지, 엄마들이 모두 한바탕 대소를 하였지요.

이어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마당 한켠에(주차장으로 쓰는 곳) 아빠들이 저녁 준비하시느라 분주합니다.
모닥불 피울 나무 준비에 갈비 구워먹을 수 있게 철망과 숯불 준비하시고
엄마들은 밥 준비하고 나물 준비하고..
아빠들은 미리 한 쪽에서 곡차와 더불어 배를 채우시고..
큰뫼 퇴근 시간에 맞춰 같이 온 아이들이 우르르 숯불주위로 젓가락 들고 모여듭니다.
다들 어찌나 맛나게들 먹는지..
푸짐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릇 치우는 동안 아빠들에 의해 모닥불이 피워지고
어느새 모두들 둥그런 원을 이루며 뛰고 노래하고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웁니다.
잠이 온다는 아이들을 위해 이부자리를 마련해 주고 어른들만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음주가무(?)의 시간에 이어 물꼬학부모들만이 할 수 있는 진지한 얘길들도 나누고..
곡차의 기운으로 아빠들이 한 분 두 분 잠자리를 찾아 들어가시고..

다들 들어가신 뒤 가로등을 끄고 올려다 본 밤하늘엔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그라드는 모닥불 불씨처럼 아이들 찔레꽃방학 첫 날의 밤이 그렇게 조용히 깊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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