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날마다 일어난다.

한 미용실 원장과 건축디자인 교수가 나눈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건축을 하는 교수 댁 한옥에 갔더니 대문께 조각상이 쭈욱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 물었지만 그 교수가 대답을 못하더라는.

그래서 자신이 어처구니라고 알려주었다고.

사람들이 멧돌의 손잡이로만 알지만 어처구니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궁궐 추녀마루 끝자락에 있는 흙으로 만든 조각물(잡상)도 어처구니라 한다는 거다.

건축디자인 교수라면서 그걸 모르더라,는 게 미용실 원장의 웅변이었다.

, 그런가? 나도 몰랐다. 정말 그런가?

 

흔히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에서의 어처구니에 대한 어원을 찾아보기로 한다.

어처구니 명사

(주로 없다의 앞에 쓰여)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 어이.

┈┈• ∼가 없는 일.

 

그런데 그 어처구니기가 막히다는 뜻의 어처구니없다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매질의 세고 여린 정도도 맷손이라고 하지만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도 맷손’.

맷손이라는 제 말도 있는데 어처구니나 어이라고 한단 말이지?

그것이 어처구니라 한다는 말은

학습지며 책이며 방송이며 여러 곳에서 넘치기도 하였는데,

잡상도 어처구니라 한단 말이지?

기와장이들이 궁궐을 지을 때 어처구니를 깜빡 잊고 올리지 않은 데서 비롯된 말이라나.

그 근거는?

결론부터. 어처구니없네!

어처구니가 궁궐의 잡상이라고 하는 주장의 출처가 나온 것이 있었다.

유몽인의 <어우야담>. 정말?

그런데 확인을 한 이에 따르면

한국문화사 출간 <어유야담>에 유조생이라는 재상에 관한 글에서

대궐문 누각에 걸려있는 기화에 새겨진 10이라는 구절만 나올 뿐이라고.

하기야 어유야담이라는 한자 책에 순우리말 어처구니가 나온다는 것도 이미 어폐라.

하여 문화재청과 국립국어원에 전화를 건다.

어처구니가 없다의 어원을 그곳에서도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답변.

그러니까 멧돌의 손잡이나 궁궐의 잡상과 연관 짓는 어처구니는

국어사전, 고어사전, 방언사전, 건축용어사전, 어떤 문헌에도 나오지 않은.

(이 역시 내가 다 확인한 건 아니군!)

내가 알고 있는 혹은 세상에 알려진,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수많은 정보가

이리 허술할 수가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일세.

 

어른의 학교-소리 공부.

육자배기를 시작한다.

공대일(병신춤으로 유명했던 공옥진의 부친) 선생과 백남희 선생을 잇는 소리.

흥타령’.

아이고 데고 어허허허허허허 상사가 났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 가 다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도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 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는 꿈을 꿈은 꾸어서 무얼 헐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134 2007. 1.31.물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096
1133 습관이란 너무나 무서운 것이어서... 옥영경 2007-02-08 1114
1132 2007. 1.30.불날. 거친 저녁 바람 / 왜냐하면... 옥영경 2007-02-03 1173
1131 2007. 1.29.달날. 맑음 옥영경 2007-02-03 1188
1130 117 계자 닫는 날, 2008. 1. 27.흙날. 눈발 옥영경 2007-02-03 1375
1129 117 계자 닷샛날, 2007. 1.26.나무날. 흐리다 눈 / 노박산 옥영경 2007-02-03 1242
1128 117 계자 나흗날, 2007.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1-30 1373
1127 117 계자 사흗날, 2007. 1.24.물날. 맑음 2007-01-27 1294
1126 117 계자 이튿날, 2007. 1.23.불날. 맑기가 시원찮은 옥영경 2007-01-25 1322
1125 117 계자 여는 날, 2007. 1.22.달날. 흐리더니 맑아지다 옥영경 2007-01-24 1410
1124 2007. 1.21.해날. 맑음 / 117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1-23 1419
1123 2007. 1.19-21.쇠-해날. 청아한 하늘 / 너름새 겨울 전수 옥영경 2007-01-22 1433
1122 2007. 1.16-18.불-나무날. 맑았던 날들 옥영경 2007-01-20 1324
1121 2007.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65
1120 2007.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207
1119 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옥영경 2007-01-19 1119
1118 116 계자 닫는날, 2007. 1.12.쇠날. 흐려지는 저녁 옥영경 2007-01-16 1253
1117 116 계자 닷샛날, 2007. 1.11.나무날 / 바우산 옥영경 2007-01-16 1787
1116 116 계자 나흗날, 2007. 1.10.물날. 검은 구름 가끔 지나고 옥영경 2007-01-15 1438
1115 116 계자 사흗날, 2007. 1. 9.불날. 반짝이는 눈밭의 햇살 옥영경 2007-01-14 106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