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물꼬에서 시연하는 ‘중국 황궁다법’이 궁금합니다.
그간 물꼬에서 중국 황궁다법 잔치를 여러 차례 열었습니다.
몇 곳의 차 향연에 초대받아 시연을 하기도 했고,
오는 6월에는 담양으로 건너가 펼쳐보입니다;
{팽주: 옥영경(허주당 보원스님의 생전 마지막 제자)}
2015년 1월 27일 법랍 56년, 세수 75세로 원적에 드신 허주당 보원스님(법호-허주)은
조계종 총무원 감찰부장 비롯 중앙종회의원을 세 차례 역임했고,
소림무공과 중국 황궁다법을 계승해
1998년부터 경주 보림선원에서 소림쿵푸와 한국 다례, 중국 황궁다법을 전수하셨습니다.
물꼬에서는 스님 돌아가시기 1년 전인 2014년 1월부터
보림선원으로 달려가 두 계절을 스님께 황궁다법을 배웠지요.
중국 황궁다법에 소림사 쿵푸 품새가 섞인 건 익히 알려진 일입니다.
당나라 2대 황제 이세민이 사지에서 소림사 승려들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그 고마움을 표한 5가지 선물 가운데 하나가 금색의 승복 착용을 허락한 것이라지요.
소림사 승려들이 황제와 같은 황금색 복장을 입을 수 있었던 까닭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세민 호위승으로 대우를 받고
전래의 황실 차문화까지 공유했다는데
(이세민을 위해 소림승들이 개발한 다법이라고도 함),
청일 전쟁에 지면서 황궁다법도 쇠락합니다.
그나마 이어진 맥도 1960년대 문화대혁명기를 거치며 사라졌다는데,
그 한 흐름이 1943년 한국으로 흘러들어와 서울 청파동에 자리 잡았던 화엄대사.
그의 조카가 소림사 쿵푸와 황궁다법 기능을 이어받습니다.
바로 허주스님이었지요.
황궁다법은 크게 세 종류(다해작법, 개완작법, 문향품명배 작법)가 있습니다.
옷은, 팽주는 노란색, 좌우 집사인 사령은 붉은색 치파오를 입습니다.
물꼬에서는 다해작법에 문향품명배 작법 두엇을 더해 약 30분간 집전합니다.
검지에 물을 묻혀 잔의 테두리를 돌려 청음을 피워 올리는 향배돌리기를 시작으로
잔 이동, 찻받침 이동, 배사를 써서 잔 씻기, 주수자 다루기, 차호 씻기, 차 우려내기 들이 이어집니다.
196가지 손동작 가운데
찻잔을 다루고 찻물을 따르는 법도 몇 가지 덧붙여 놓습니다;
* 잔 뚜껑 잡는 법: 황비익비(凰飛翊飛), 여래수인(如來手印), 오룡득주(五龍得珠) 등 5가지
* 찻물 내는 법: 패왕별희(覇王別姬)-수구에 차호의 물대가 입수하듯 바로 꽂히도록 하는 법
비룡향진(飛龍香震)-호를 높게 치켜들고 물방울이 점점이 수구에 떨어져 안개가 일도록 하는 법
* 찻물 따르는 법: 봉황이 인사하듯 봉황경배, 뱀이 사행하는 듯한 장사진법, 비룡이 구름을 밟고 올라가는 교룡운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