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25.흙날. 흐림

조회 수 392 추천 수 0 2023.04.18 11:34:06


산수유 청매화 수선화 돌단풍 살구꽃 목련 ...

마구 덮쳐오는 봄이다.

 

달골 명상돔에 깔려고 모래를 한 차 주문 넣다.

창고동 뒤란 경사지에서 흘러내리는 흙을 퍼다가 폈더랬고,

그 위에 깔려는.

모래 위로는 보도블럭을 얹을 것이다.

아이구, 거기는 한 2만원 더 줘야 합니다.”

마을까지 들어오는 것보다 그만큼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 그럼요.”

마을길에서 700여 미터 들어오는데 말이다.

달골로 오는 자재들을 그렇게 들여와 일을 해왔더랬다.

전화하면 바로 온다고 필요할 때 전화하랬는데,

당장 오는 건 아니고, 내일 다시 전화를 달라네.

 

엄마가 읽는 책과 쓰는 글이 아이에게 자극이 되더니

그 아이 자라 이제 그가 쓰는 글들이 엄마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

의사들이 글 쓰는 이유가 있더라나.

당직 때 잠은 안 오고

시간은 남을 때가 있고...’

글 쓰는 의사를 꿈꾸었던 아이가 자라

의사가 되고 첫 글을 인터넷뉴스매체에 보내고

그리고 다음 글을 썼더라.

이번 글은 의대 졸업 직전 알게 된 수술실의 무영등에 대해서였다.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등.

소셜미디어가 그런 무영등 같다고 했다.

시선이 좋다.

 

의대 졸업 직전 알게 된 수술실 조명 이름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무영등...소셜 미디어에서는 꺼두셔도 좋습니다


(...)

그러나 무영등마냥 365일 그림자가 없는 곳도 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세상 속이다. 그 속에서는 모두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오마카세를 먹으며, 해외여행을 다니는 듯하다. 나만 빼고 모두 '잘 사는' 것 같아 보이는 '무영등이 비추는 세상'이다.

 

(...)

미국예방의학저널(AJPM) 20212월호에 게재된 피츠버그 대학과 아칸소 대학의 공동 연구 결과에서는 하루 5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하루 2시간 이하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 연구는 소셜미디어 사용과 우울증의 시간적 인과를 밝혀내어 충격을 안기기도 했었다(Brian et al. Temporal Associations Between 

Social Media Use and Depression, AJPM).

 

(...)

수술은 길어야 열 몇 시간 안이면 끝난다. 그러나 우리 삶은 무영등이 비추는 수술실이 아니다. 인생은 의학 드라마 속 한 장면보다는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다채롭고 풍요로운 드라마에 가깝다.

 

그림자가 없는 무영등은 수술실에서 충분히 그 기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는 소셜네트워크라는 무영등을 잠시 꺼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는 인스타그램의 손아귀를 벗어나 온전한 ''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림자나 결점에 조금 관대해진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1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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