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10.달날. 맑음

조회 수 308 추천 수 0 2023.05.09 23:46:04


햇발동 바람방 이불을 빨다.

방마다 돌아가며 그리 할 것이고,

안에서 겨울을 난 화분을 난데없이 드는 찬바람에 몇 차례 들이고 내며 봄이 간다.

 

아침뜨락에 들었다.

옴자의 맥문동 진잎을 가위로 잘라주었다.

마른 잎을 밀치고 새잎 힘차게 오르긴 할 것이나

마른 잎이 군더더기처럼 밉기도 하겠고

아무렴 푸른 기세를 보태게 될 것이라.

반나절이면 되겠지 했지만

역시 하루가 다 갔다.

자주, 생각했던 것보다 배로 들기 일쑤인 이 멧골의 일들일세.

 

지금부터는 일러바치기.

군청 산림과의 담당 직원과 통화가 길었다.

소득 없는 일이었다.

지자체 사업이 하나 돌아가고 있고,

그 현장이 현재 물꼬가 쓰고 있는 학교터가 될 것.

지난해 3월부터 말이 나오고, 이어 씨름을 해오던 일이고,

물꼬가 계속 같이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일이 돌아는 가고 있는데.

여러 가지 삐거덕거린다.

담당과의 과장이 물꼬가 쓰는 집기 그대로 다 두시고, ...”

이 공간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는 물꼬는 살아왔던 대로 학교터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했다.

그래도 일이란 게 그리 될 수 있겠는가 싶기는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부하 직원들과 같이 와서는 딴소리였다.

일단 집기는 다 빼야 할 거다, 그런.

그러려니 했다.

 

그 다음.

담당과 직원이

다른 폐교에도 그런 예가 있으니

지자체에서 학교터의 전기요금을 내줄 수는 있을 거라 했다.

해가 바뀌고도 아무 얘기가 없어 오늘 물었다,

전기요금을 어떤 방식으로 내시는 거냐고.

하하, 안 된단다. 이 무슨 말?

애초에도 저 말은 무슨 근거로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의심스러웠더니

막상 닥쳐서 하는 대답이라니.

, 언제 우리가 먼저 전기요금 내달라 했냐고?

우리는 그들에게 전기요금 내달란 적 없다고!

괜스레 저들이 말을 해놓고서는...

 

이런 일이 어디 한둘일까.

그들은 당장 그들의 일을 순조로이 진행하기 위해

감언이설을 흘린다.

녹음도 없고, 찍은 도장도 없다. 다만 말이다.

어떻게든 그들 원하는 대로 일을 해두고 얼마든지 딴 말이다.

공무원들 자리에서 떠나면 그만이라더니,

아무도 책임질 사람 없다더니,

같은 사람이라 해도 그 말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일단 흘러가본다.

교육청에서 지자체로 터주가 바뀌는 과정에 있다.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심의를 거치며 일이 진행되고 있을 테다.

흘러가 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342 9월 1일, 공동체 새식구 옥영경 2004-09-14 1364
6341 9월 2일 나무날, 갯벌이랑 개펄 가다 옥영경 2004-09-14 1869
6340 9월 3일 쇠날, < 벌레, 너는 죽었다! > 옥영경 2004-09-16 1599
6339 9월 4일 흙날, 물꼬도 달았다! 옥영경 2004-09-16 1338
6338 9월 4-5일, < 포도요, 포도! > 옥영경 2004-09-16 1252
6337 9월 6일 달날, 포도 다 팔았지요 옥영경 2004-09-16 1265
6336 9월 7일 불날, < 흙 > 옥영경 2004-09-16 1245
6335 9월 5-7일, 형길샘 머물다 옥영경 2004-09-16 1345
6334 9월 8일 물날, 머리 좀 썼습니다 옥영경 2004-09-16 1260
6333 9월 5-8일, 방문자 오해령님 머물다 옥영경 2004-09-16 1661
6332 9월 9일 나무날 먹구름 있으나 맑다고 할 만한 옥영경 2004-09-17 1262
6331 9월 10일 쇠날 맑음, 개와 늑대의 사이 시간에 옥영경 2004-09-17 1356
6330 9월 11-12일, 밥알모임 옥영경 2004-09-17 1297
6329 8월 29일-9월 12일, 밥알 모남순님 옥영경 2004-09-17 1265
6328 9월 12일 해날 비, 서늘해집니다 옥영경 2004-09-17 1343
6327 9월 13일 달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9-21 1300
6326 9월 13일, 잊힐래야 잊힐 수 없는 분들 옥영경 2004-09-21 1574
6325 9월 14일 불날 흐림 옥영경 2004-09-21 1261
6324 9월 15일 물날 갠 듯 하다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9-21 1411
6323 9월 16일 나무날 비오다 갬 옥영경 2004-09-21 126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