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생각났고, 네팔 카트만두가 생각났다.

모래 먼지가 온 도시를 덮은 거리에서, 

이국에서 맞닥들이는 불안이 높아지고는 했더랬다. 

세상의 종말이라고 표현되는 영상물들도 떠올렸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다.

황사는 천지를 덮고,

어떻게 보면 그 뿌연 풍경이 창 안에서라면 아득한 어떤 장면일 수도.

바깥의 비바람이 창 안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듯이.

하지만 밖이 아니라도 어느새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풍경.

공기와 물조차도 부의 편중 따라 양극화 될 날이 머잖아 보인다.

어쩌면 지금이라고 없는 것도 아닌.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집과 돌릴 수 없는 집,

값비싼 생수를 먹는 집과 수돗물을 먹는 집이 있잖던가.

언제나 가장 열악한 곳이 타격을 받는다.

지키고 싶은 존재들이 있고,

그래서도 지구를 지키는 일에 소홀할 수 없는.

 

김치갈비찜을 내다.

어른의 학교에서 먹었다.

여러 예술인들이 동행한 자리.

다음 끼니는 뷔페 식당에서였다.

한 사람이 아주 많은 음식을 두 접시에 가득 담아와 식사를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탐이 나서 한두 개쯤 넘칠 수야 왜 없겠는가.

그런데 너무나 많이 남긴 음식이라.

버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더 놀란 것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미안함도 가지지 않는 그의 태도였다.

한층 놀란 건 그들 단체의 어떤 어른도 그것을 문제로 보지 않는 듯했다.

물꼬에서라면야 내가 중심이거나 어른의 자리에 설 때가 많으니,

또한 물꼬의 가치관이 그러하기도 하니,

그것에 대해 말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으나

이건 남의 동네. 그것도 5,6,70대 어른이고 보면 말로 하자니 언짢겠다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랑 혹은 그들이랑 아직 가까운 관계도 아닌.

물꼬의 한데모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유가 있겠지요. 물어봅시다, 그에게.”

모든 행동에는 까닭이 있다.

우리가 하는 어떤 행동에는 그 배경이 있다.

그가 그렇게 하는 데도 이유가 있을.

천천히 살펴가며 이야기를 나눌 것.

이물어졌을 때 좋은 뜻을 전해도 될.

지구를 같이 지키고 싶은 뜻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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