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20.나무날. 흐림

조회 수 390 추천 수 0 2023.05.26 01:23:09


엊그제 명상돔(온실돔) 안에 보도블록을 깔았다.

국화빵 보도블록이 모자랐고,

오늘 일자 블록을 이어 깔다.

아침뜨락의 제습이 티피 앞에 쌓였던 블록도 내리고,

달못 계단에 놓였던 블록도 뺐다.

다시 공사가 필요했던 계단이었더랬다.

이참에 빼내고 곁에 있는 다른 블록을 깔리라 하고는.

그럭저럭 다섯 평 돔 안을 다 메웠지만,

틈들이 남았다.

블록조각들을 끼우거나 몰타르를 바르거나 할.

 

다례 시연 의상을 챙기다.

팽주인 내 옷 말고도

좌우 사령에게 입힐 붉은 치파오도 챙겨야.

치파오는 움직임이 조금 편하려면

작은 여밈단추들을 잘 달아주어야.

허벅지까지 벌어진 치마도

하얀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되게(6월이면 더우니) 안에 흰 속치마를 입거나

흰 천을 받쳐주거나 트임을 좀 꿰매거나.

가슴께며도 여밈을 잘 주어야.

자칫 찢어지기도 쉬운.

다림질하고 꿰매고 고치고.

사령옷은 사령들에게 입혀보고 고치기로.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이제는 그들이 나를 가르친다.

오늘은 물꼬의 한 청년의 글을 읽는다.

읽어 내려가다 천천히 곱씹게 되는 부분;

어떤 차별과 폭력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방관자들이 있다고.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는 소수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에서 소수자가 된다.

그러므로 편견 없는 환경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혹은 고교를 졸업하고 밥벌이를 나선 청년들의 소식을 듣는다.

일터에서 열심히 하고, 칭찬받고, 그런 일들을 전해온다.

고맙다, 그리들 살아줘서.

물꼬에서 보낸 시간이 자신의 밑절미가 된다 하여 더욱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316 2024. 3.25.달날. 비 / 그대에게 혹은 내게 옥영경 2024-04-10 302
6315 2021. 4.18.해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닫는 날 옥영경 2021-05-14 303
6314 2021. 7.1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08 303
6313 2022. 5.10.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03
6312 2022. 7.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03
6311 2023. 2.18.흙날. 까만 하늘 옥영경 2023-03-15 303
6310 2023. 3. 4.흙날. 맑음 옥영경 2023-03-26 303
6309 2023. 3.2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303
6308 2023. 3.31.쇠날. 맑음 / 달마고도는 물꼬랑 인연이 깊다? 옥영경 2023-04-29 303
6307 2023.12. 5.불날. 어둡지 않게 흐린 옥영경 2023-12-20 303
6306 2023.12. 9.흙날. 흐림 옥영경 2023-12-21 303
6305 2024. 2. 7.물날. 어렴풋한 해 옥영경 2024-02-13 303
6304 2020.11.24.불날. 맑음 옥영경 2020-12-24 304
6303 2021. 3.20.흙날. 비 옥영경 2021-04-27 304
6302 2021. 5.1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6-14 304
6301 2021. 7. 9.쇠날. 갬 옥영경 2021-08-06 304
6300 2021.10.26.불날. 맑음 / 생의 어떤 순간이 우리를 후려치지만 옥영경 2021-12-15 304
6299 2022. 5. 8.해날. 구름 조금 옥영경 2022-06-15 304
6298 2022. 5.16.달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04
6297 2022. 5.26.나무날. 맑음 / 설악산행 닷새째 옥영경 2022-06-24 3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