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지기’.

햇발동 2층에서 방문들을 다 열고 복도로 향해

몸을 풀고 대배 백배를 하고 호흡명상하고.

수행 둘째마당은 아침뜨락에서 걷기명상.

아고라 말씀의 자리에서 자신의 생에서 벼린 말들을 주고받고.

학교로 내려와 아침밥상에 앉았을 때

밥상머리무대에서 밥상머리공연도 있었다.

차를 달여 마시고.

 

오전 일수행’.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 서쪽 경사지 돌들을 주웠네.

예초기를 돌리자면 걸리는.

저쪽 끝에서부터 주워낸 돌을

한가운데 모아 길게 쌓아 올리다.

어느새 나지막한 돌벽이 생기고, 마치 돌 위에 언덕이 있는 듯 보이는.

이곳의 많은 돌들은 그리 벽이 되거나 탑이 되거나 의자가 되거나.

달골을 나오기 전 도라지밭에 들다.

도라지를 캤고, 도라지순도 꺾다.

 

오후에는 들에 나갔네.

미나리도 잘라오고, 쑥도 뜯고, 취도 꺾고, 봄꽃들도 몇 가지.

그것으로 저녁밥상을 준비하지.

곶감 넣고 쑥털털이도 하고, 찹살가루로 진달래와 토끼풀과 제비꽃으로 화전도 부치고.

냉동실 털어서 나온 동태로 끓인 찌개와 현미밥.

잘라왔던 부추로 김치도 더해 줄을 세운 것들이 열 가지였더라나;

개두릅무침, 참두름무침, 달래무침, 도라지무침, 도라지순, 미나리초무침, 취나물무침.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꼬마사과.

도라지순나물은 물꼬에서도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다!

 

저녁밥상을 물리고 우리들이 모여 앉아 깐

그 많은 도라지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아이구, 까도 까도 남은 도라지.

나가는 이들 5월 빈들 선물로 삼을.

마침내 우리 승리자가 되었더라.


그리고, ‘실타래’.

내 마음에 지금 머무는 것 살펴보기.

기대하고 서운하고 아픈 것들.

사는 일이 결국 마음 넓히는 일이더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이렇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훈련이 되어

마음밭도 평수가 넓어져갈.

나를 편들고 그대를 편드나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122 계자 여는 날, 2007.12.30.해날. 눈 옥영경 2008-01-02 1996
6493 아흔 다섯 번째 계자, 6월 25-27일 옥영경 2004-07-04 1990
6492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1989
6491 6월 15일, 야생 사슴과 우렁각시 옥영경 2004-06-20 1988
6490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1987
6489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1986
6488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84
6487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1979
6486 2005.12.19.달날.맑음 / 우아한 곰 세 마리? 옥영경 2005-12-20 1978
6485 10월 13일 물날 맑음, 먼저 가 있을 게 옥영경 2004-10-14 1978
6484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977
6483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1976
6482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1975
6481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1974
6480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70
647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68
6478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964
6477 12월 13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961
6476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956
6475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95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