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24.달날. 흐림

조회 수 317 추천 수 0 2023.05.30 23:52:40


저희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 연락드립니다.”

학교 뒤 마을로 가는 길에 학교 가장자리 경사지의 죽은 나무가 쓰러지려 하고 있었다.

혹 누군가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

쓰러지려는 세 그루의 나무가 매우 크고,

통신선 전기선도 얽혀있는.

살펴봐 달라 교육청에 연락을 하고,

이장님 편으로는 면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알아보고.

지난 20일이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처음 단 답변은,

위험목 제거는 영동군청 산림과 소관입니다.”

하여 학교 땅 안이라는 확인이 먼저 있었더랬네.

오늘 교육청에서 현장을 보고 가다.

 

아침뜨락에 들어 풀을 맨다.

걷기명상할 때 걷는 걸음을 따라 풀을 민다.

연어의 날을 앞두고 한번에 예초기를 돌리면 되려니 할지 몰라도

어림없다.

예초기 다 돈다 하더라도 손이 닿아야 할 곳들이 있고,

지금부터 다스려놓아야 그때 일이 준다.

이제, 풀들의 세상이라!

때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올해부터 아침뜨락 관리자로 나선 현철샘이 와서 같이 움직이다.

 

멀지않은 곳의 물꼬 바깥식구 하나가

산에서 거둔 것들을 들여 주었다.

취나물도 있었고, 개두릅 참두릅이 왔다.

올 봄 풍성한 나물들이다.

특히 개두릅. 어느 하루는 이웃마을 산까지 원정을 가서 한아름 꺾기도.

멧골 산다고 그게 다 우리 나물은 아닌.

꿰어야 보배인 구슬처럼 꺾으나 베거나 해야 하는.

 

남의 글 교정을 하나 보다.

글쓴이는 살리고 싶은 문단을, 편집부에서는 덜어내고파 하는.

글을 쓴 사람은 그것이 필요해서 썼을 테다.

편집부에서는 읽는 이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의견.

그렇다면, 전달이 더 편안하면 그 부분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는 끝까지 제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글을 조물닥거리며 편집부를 설득하기.

그러나 편집부가 최종 글을 덜고자 한다면 그의 뜻을 따르시라.

그들이 더 전문가임을 상기할 것.’

다행히 그렇게 좀 보탠 덕분에 그 문단은 살아남게 되었더라.

 

인연이 잇고 잇고 잇고.

관내 농업대학을 꾸렸던 단체에서 간사 일을 하던 이가 있었다.

밝았던 그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런데 아이가 병을 얻었다. 오래 치료가 필요했다.

이번에도 병원에 가서 젊은 의사를 만났는데,

그를 찾아보니 옥영경자유학교물꼬이름이 달려나오더라고.

아들이 의사로 근무하는 첫 병원지였던.

그것도 자기 과가 아니라 정형외과 도우러 갔다가 만났다고.

고맙다고 내게까지 연락이 오게 된.

교사가 학생 가르치기로야,

의사가 환자 돌보기로야 모두 당연하지만 

그걸 또 고맙게 여기는 마음들이라.

그것도 나는 사람의 마음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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