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불날. 맑음

조회 수 361 추천 수 0 2023.06.03 11:54:06


마지막 옻순을 따왔다

(책 <식객>에서 허영만이 이것을 최고라 쳤었다 기억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밥상이 푸진 봄날이다.

고추나무나물, 개두릅(엄나무순), 참두릅, 명아주, 개망초, , 옻순을 데쳐 무쳐내고

더덕은 생으로 잘라 초고추장과 올렸다.

고등어 굽고 달걀말이 하고.

개망초는 여느 나물보다 흙모래가 많다.

별스런 땅에서 꺾어온 것도 아닌데.

아마도 털 때문일 것이다.

열 차례도 더 씻어야 했다.

 

오전에는 현관문 하나에 방충망을 설치하다.

부품이 두 개가 남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방충망을 쓰지 않을 때는 문턱을 올리도록 되어 있었다.

뭔가 더 꽉 끼워지도록 만들었을 텐데,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려와 버릴 거라.

아마도 거기 쓰일 부품 같은데.

안 해도 괜찮다고? 아니다. 그리 허술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쓰임이 있어 들어있을 것이니 찾아 쓰기로.

 

달골에 만들 목공 작업실을 구상 중이다.

학교에 있는 (숨꼬방 겸)목공실 공간과 합칠.

컨테이너를 두 개 놓고 그 사이에 지붕을 인다.

하나는 농기계 창고로, 다른 하나는 목공실로.

사이는 외부 바깥 목공작업실이 되고,

경사지에 만들 것이니 그 아래는 창고가 될.

생각은 그러한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변수가 있을 수도.

 

바느질.

툇마루 커튼 하나 준비한다.

책꽂이의 한켠도 옷가지를 개켜 넣어두었는데,

커튼을 만들어 발을 단다. 말이 발이지 그저 앞을 가리고 늘어뜨린 천 조각.

선배가 직접 꿰매 만든 가방을 하나 선물했더랬다.

그날 마침 입고 있던 치마가 꽃무늬였더랬는데,

잘 어울린다고 꽃무늬 가방을 준.

거기 깔개를 하나 만들어 넣었다, 가방 안이 무겁더라도 처지지 않게.

이 봄에 지어 잘 입고 다닌 치마저고리를 빨아 다림질도 하다.

6월 중국 황궁다법 시연 때 입을 치파오 한 벌도 좀 고쳐 다렸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634 2024. 4.12.쇠날. 맑음 / 소리(판소리)는 누가 불렀을까? 옥영경 2024-04-23 726
6633 2024. 4.11.나무날. 맑음 / 화전놀이 옥영경 2024-04-23 435
6632 2024. 4.10.물날. 맑음 / 곡성 동악산(735m) 옥영경 2024-04-23 390
6631 2024. 4. 9.불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92
6630 2024. 4. 8.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83
6629 2024. 4.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66
6628 2024. 4. 6.흙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82
6627 2024. 4. 5.쇠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70
6626 2024. 4. 4.나무날. 잔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24-04-23 375
6625 2024. 4. 3.물날. 비 옥영경 2024-04-21 409
6624 2024. 4. 2.불날. 흐리다 밤 비 / 옳다면, 가시라! 옥영경 2024-04-21 390
6623 2024. 4. 1.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21 406
6622 3월 빈들 닫는 날, 2024. 3.31.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18 513
6621 3월 빈들 이튿날, 2024. 3.30.쇠날. 소나기 지나다 옥영경 2024-04-18 446
6620 3월 빈들 여는 날, 2024. 3.29.쇠날. 갬 옥영경 2024-04-18 467
6619 2024. 3.2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4-18 422
6618 2024. 3.27.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17 432
6617 2024. 3.26.불날. 정오께 비 걷다 옥영경 2024-04-10 472
6616 2024. 3.25.달날. 비 / 그대에게 혹은 내게 옥영경 2024-04-10 404
6615 2024. 3.24.해날. 흐림 옥영경 2024-04-10 33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