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3.물날. 맑음

조회 수 328 추천 수 0 2023.06.08 08:34:44


버섯이 풍성했던 4월이었다

냉장고에 남았던 것들을 썰어 말렸다.

이웃 밭에서도,

멀리 설악산 아래 양양에서 직접 키운 것을 보내오기도.

여기도 버섯 있는 줄 잘 모르셨을.

하기야 들에 복숭아 자두 많다고 그게 우리 것이던가.

우리도 우리 밭을 돌보지.

오늘은 옥수수와 호박 놓을 자리를 팼다.

 

인근 군으로 넘어가 공유 작업실을 하나 같이 쓰고 있다.

달에 한 번 건너가 이틀 내리 작업한다.

한복공방인데, 아직 드나드는 이 드물다.

하여 힘 실어주기 같은 거.

그런 곳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그렇게 거드는 게 세상에 기여하는 거라 여기는.

물꼬의 듬성한 살림에도 몇 곳에 후원회비를 보내는 그런 까닭.

그래도 이달부터 그 지역의 주민센터 사람들이 수강을 하러오게 되었다.

저녁에 그들을 위해 쿠키를 냈다.

 

바느질.

옷장 칸을 덮을 작은 커튼들을 대여섯 개 만들고,

판소리 공연복에 동정을 만들어달다.

사서 꿰매고 떼어내던 동정을 바로 빨 수 있도록 면으로 만들었다.

지난번 한복을 한 벌 지어 입을 때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도록 그리 했던.

해보니 그래도 되겠기에.

동정의 날선 서늘한 아름다움은 덜했으나 분명 손이 덜 갈, 비용도 덜 들일.

달다가 방향이 바뀌어 다시 뜯기도 하였더랬네.

주머니가 없어 불편했던 가방,

가방 속에 들어갈 대 중 소 파우치도 만들다.

겉면 둘을 붙이고 창구멍으로 뒤집은 뒤 세 등분한 걸 접어 박으면 그만인.

거기 똑딱이도 달아 여며주고.

베갯잇에 콘솔 지퍼를 다는 일은 너무 오랜만에 하는 일이어

두어 차례 뜯어내다.

역시 콘솔 지퍼는 재봉틀 바늘이 한 쪽만 있는 것이어야.

공방대표님이 다음에 구해주기로.

허드렛천 더미에서 덮개로 잘 쓰겠는 너른 천을 발견,

가장자리를 정리하고 다림질하여 챙겨오다.

 

6월에 있을 중국 황궁다법 시연을 앞두고 보니

챙길 것들을 하나씩.

살 수도 없거니와 다법을 익힐 때도 만들어 쓴다 들었다.

스승님 살아생전 대나무로 다수사(차칙) 만들어 드리기도.

다림팔사(차 숲의 여덟 벼슬아치?) 가운데

배사(집게)와 풍사(거품걷이)와 다합사(차시)를 대나무를 쪼개 만들다.

손에 걸림이 없도록 오래 사포질하였더라.

곁에 재주 있는 친구 있어 그가 도왔더랬네.

때때마다 그런 고마운 손길로 이어지는 사람 삶이려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4 2009. 2.14.흙날. 구름 옥영경 2009-03-06 1057
1833 2009. 2.13.쇠날. 봄비, 그리고 드센 바람 옥영경 2009-03-06 1111
1832 2009. 2.12.나무날. 심한 바람, 흐린 하늘이 간간이 열리고 해 옥영경 2009-02-24 1123
1831 2009. 2.11.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59
1830 2009. 2.10.불날. 흐리고 바람 많은 옥영경 2009-02-24 1099
1829 2009. 2. 9.달날. 맑음 / 정월대보름 옥영경 2009-02-24 1255
1828 2009. 2. 8.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89
1827 유설샘 미루샘의 혼례 주례사 file 옥영경 2009-03-07 1248
1826 2009. 2. 7.흙날. 흐림 옥영경 2009-02-13 1347
1825 2009. 2. 6.쇠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090
1824 2009. 2.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207
1823 2009. 2. 4.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27
1822 2009. 2. 3.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63
1821 2009. 2. 2.달날. 흐물럭거리는 하늘 옥영경 2009-02-13 1079
1820 2009. 2. 1.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208
1819 2009. 1.31.흙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87
1818 2009. 1.30.쇠날. 비 옥영경 2009-02-06 1194
1817 2008. 1.28.물날. 맑음 물꼬 2009-03-06 1005
1816 2009. 1.29.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2-06 1299
1815 2009. 1.27.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7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