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8.달날. 맑음

조회 수 282 추천 수 0 2023.06.09 03:53:47


며칠 만에 해를 본다. 고맙다.

아침 8시도 되기 전부터 마을회관에들 모였다.

어제 세 사람이 장을 보았고,

음식을 한다 모인 이들이 열셋이었다.

상을 차릴 때는

나이 드신 열다섯 분이 졸업을 하고 남은 열다섯 부녀회원이 모두 있었다.

황소도 때려잡겠네!”

어찌나 척척 일들을 잘하시는지.

마을 사람 서른여덟에, 농협과 면사무소에서 일곱에 다녀가

마흔다섯의 잔치였다.

부녀회에서 마련한 어버이날 밥상.

해가 나서 고맙고, 이렇게들 오셔서 고맙고, 준비하신 부녀회원분들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 부모가 있고, 우리 역시 부모가 되었습니다.

이 뜻 깊은 날 같이 밥상 앞에 모여 고맙습니다!”

부녀회장 인사 한 마디 하라는 이장님의 요청에 응답하였네.

 

오늘부터 사흘은 달골 맨 아래 경사지 쪽에 작업실 만들 준비

점심을 지나 자재가 들어왔다.

현재 농기구 컨테이너가 있는 자리 옆으로 나란히 만들려.

컨테이너 두 개를 양쪽으로 놓고 그 사이를 작업 공간으로 할.

컨테이너 하나는 쓰던 대로 농사용 창고로, 다른 하나는 목공용으로.

그 사이가 목공실이 되는.

현재 쓰는 컨테이너는 그대로, 또 하나는 알아보는 중.

마침 마을에서 집짓는 이가 그 집을 다 짓고 나면 컨테이너를 가져가라는데,

지붕이 새고 낡으나 창고로 쓰기에 무리가 없겠다 싶은데,

문제는 가져올 수 있는 시기.

우리가 필요할 때 올 수 있어야 하는데...

 

도라지밭 동쪽 끝으로 경사지 이르기 전 철쭉이 울타리처럼 있다.

일이 되려면 그것부터 패 내야.

철쭉은 어디로 보내나?

사이집 서쪽 경사지로 보내기로.

그러자니 또 풀을 쳐야 했네. 예초기를 돌리고.

철쭉은 외대로 키우기로 한다.

뿌리마다 굵은 하나를 남기고 나머지 줄기들을 다 자르고

나무 하나씩 심듯 사이집 서쪽 끝 울타리 돌덩이 위쪽으로 심어나가다.

한 바퀴를 다 둘러도 아직 남은 나무.

위로도 더 심어나가는데,

경사가 심하니 이럴 게 아닌 거라.

기울기가 덜한 쪽으로 좀 심고,

나머지는 북쪽으로 울을 친 철쭉들 끝으로 이어 붙이다.

작업실을 만들 쪽 경사지의 풀을 치고 걸리는 나무를 자르고.

그러니 또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고.

오늘은 이만 끝, 늦은 저녁들을 먹다.

 

조금 놀랄 일이 있었더라.

트럭에 철각재가 길게 실려 있었는데,

그 곁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다

! 그만 그 철각재에 얼굴을 부딪히다.

멀리서 마침 그걸 보던 이도 달려오고.

다행히 광대뼈라. 찢어진 것도 아닌.

눈은 괜찮았다. 안경만 밀려 찌부러지다.

고마워라, 오늘도, 하늘은. 삶이 날마다 기적이라.

멍이 들겠다 하고 얼른 바셀린을 발라 문지르고 또 문질렀더랬네.

늘 걸음을 천천히, 움직임을 가만가만 하기로.

나이 드니 주의력 더욱 떨어지므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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