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12.쇠날. 흐림

조회 수 340 추천 수 0 2023.06.13 11:12:54


멀티충전케이블(이라고 하더라)이 있었으면.

사야지 하고도 날만 갔는데.

손전화가 없으면 일이 안 되는 요즘이라.

사람들이 심지어 불안해하기도.

물꼬에 들어오며 충전기를 미처 챙겨오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데,

전화기 종류에 따라 케이블이 다르기도 하니

달골과 학교에서 이리저리 옮겨가며 챙겨주었던.

달골에도 학교에서도 각각 그게 있으면 마음 쓸 일 없겠다 했다.

오늘 그걸 두 개 사서 보냈다는 청년.

고마워라. 물꼬를 살펴는 손들이라.

 

달골 구두목골 작업실공사 닷새째.

경사지를 써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컨테이너 둘과 그 사이 지붕을 이고 작업공간을 만드는.

경사지를 정리하고 땅을 파고 주춧돌을 놓고 몰탈을 쏟고,

그 위로 각관 세우고 그것들을 이어 용접하고,

기초를 세우는 데만 닷새가 흐르고 있다...

 

순창 강천산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졸음에 겨웠고, 졸음쉼터에 들었다.

한 차씩 들어가게 주차를 하는 곳을 지나

끝에는 일자로 줄을 서게 주차 칸이 그려져 있었다.

의자를 젖히고 쉬려는데 작은 충격.

일어나 곁거울로 뒤를 보니 차 한 대가 마치 밀고 들어오듯

좁은 공간으로 무리하게 차를 들이면서 내 차를 긁는 상황.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오셔요.”

남자 분이었다.

차량 뒤쪽 왼쪽 모퉁이가 몇 곳 긁혔다.

도색하거나 범퍼를 갈아야 하는.

이럴 때 어떻게 처리하냐 물으니

현금으로 합의를 하거나 보험 처리하거나.

한 곳으로 전화하니 범퍼를 갈려면 얼마 든다 했고,

사고 운전자는 통장으로 계좌이체로 정리.

삶에 얼마나 많은 변수들이 끊임없이 줄을 섰는지.

그 돌부리를 넘고 웅덩이를 건너,

때로 파도와 싸우고 화산을 만나기도 하면서 우리 생이 간다.

우리 힘내서 나아가보기.

그 모든 것은 그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스쳐 지나는.

 

(* 기록 오류: 5월11일자로 옮김)

서울의 한 공동육아 방과후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같이들 물꼬로 오고 있었다.

이번 여름 공부방 일정이 아무리 짜 봐도 계자랑 맞춰지지 않는다고.

물꼬 어디 안 갑니다!”

소식 주어 고마웠더라.

우리에겐 겨울도 있고, 다시 여름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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