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습니다! 잘하겠습니다!”

입은 손실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가,

돈이(돈으로 하는 해결이) 가장 쉽지만 돈은 없으니

더 열심히 아이들 섬기고 풀매고 밥하고 차를 달이고 청소하며 저를 쓰겠습니다 그런.

 

무슨 일인고 하니,

전기료 문제다.

다음 숫자들은, 앞은 올해 사용료, 뒤는 지난해.(모두 끝자리 올림)

152만원 / 77만원

226/ 87

326/ 47

419/ 49

아악!

1월은 계자 때문이겠거니,

2월은 정말 전기료가 많이 올랐구나, 누진세가 문제인 모양일세 했다.

좀 무감각한 면도 있었다. 전해와 올해의 60만원의 차를 제대로 인지 못했던.

(좀 자책도. 내가 이렇다, 내가 숫자에 이렇다, 내가 돈에 이렇다, ...)

3월에 이르러서야 아무래도 수상하네, 한전 가서 확인 좀 해야겠네,

하면서도 다른 일에 밀리고 있었다.

4월사용료를 청구 받고서야, , 이건 도저히 더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놀라서 달려갔다.

여섯 개의 계량기가 있는데, 어디란 말인가?

의심스러웠던 대로 학교였다.

학교에서 전기를 그토록 먹을 것은 거대한 온수기 밖에 없다.

계자가 끝나면 꺼둔다. 껐다. 아니 껐냐 물었고, 껐다는 답을 들었다.

 

한전에서 확인을 끝냄과 동시에 학교에 전화 걸다.

좀 이상하요!”

한전에 다녀온다고 했더니 학교아저씨 역시 혹시나 하고 보일러실로 달려갔던 모양.

계자가 끝나고 분명 배전판의 스위치를 껐는데, 전기가 지릿지릿 오고 있단다.

, 거기가 맞구나!

돌아오자마자 달려가 보다. 마침 현철샘이 들어왔다.

안에는 건드리지 말라고 해서...”

잘 모르면서 괜히 만져서 뭔가 문제가 생기기라도 할까

드나들며 물꼬 설비를 돕는 기사가 학교아저씨께 그리 일렀던 모양이다.

그러니 학교아저씨는 그저 앞에 보이는 것만 껐는데,

그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던.

그렇더라도 지침선이 0으로 가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면 전기가 통한 건데

그걸 눈여겨보시지 못했던.

그러는 사이 작은 씻는 곳에 분명 더운물이 계속 나왔으련만

그 공간을 잘 쓰지 않으니 몰랐던.

배전판 안에 있는 메인 스위치를 끄는 것으로 정리하다.

잘잘못을 굳이 따지자면 관리자의 책임이라.

아직 나오지 않은, 5월 사용료까지 지금까지의 상황이 반영될 테지!

(연탄에 기름까지 더해 공간이 넓으니 난방비는 난방비 대로 쓰고 따뜻하게 살지도 못하는 물꼬의 겨울,

대기전력까지 아낀다고 플러그를 뺐다 꽂았다 하며 그간 아낀다고 아낀 것들이 무색하게...)

하여 쓰게 된 반성문 이자 사죄문.

확실하게 살피겠습니다!”

 

한전을 다녀와 교무실 옆 컨테이너 창고 정리.

절반을 정리하고 절반이 남아있었더랬다.

주로 교구들.

이런 일에는 늘 욕심과 싸워야 한다.

두고 싶은 마음과 빼고 싶은 마음의 줄다리기.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들어내기로.

대용량 쓰레기봉투에 담기거나 재활용봉투에, 또는 화로로.

 

달골 길 양쪽의 늘어진 나뭇가지들을 정리하다.

달골 대문에서 100m까지만.

나머지는 예취기로 풀을 벨 때 하기로.

기숙사를 짓고 지난 20년 한 번도 길가 덤불까지 잘라낸 적은 없었다.

덤불은 커지고 더 엉키고 단단해지고 길은 어두워지고 어수선해지고...

마침 낫을 들고 현철샘이 뎀볐던.

같이 가지를 잡거나 낮은 가지를 치거나.

모두 땀범벅이 되었더라.

그만큼 훤해진 두멧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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