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사람 와요?”

세 사람!”

아니, 사람 셋 오는데 뭐 그리 난리를...”

주말의 빈들모임 준비를 보고 누군가 한 말이다.

한 사람인들!

물꼬가 사람을 맞는 일이 그러하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전 생애가, 또 그가 앞으로 살아갈 내일을 안고 걸어오는 것.

한 시인의 입을 빌지 않아도 그의 과거가, 현재가, 미래가 오는 일.

어찌 가벼이 하겠는지.

온 정성으로 맞고, 그리 맞아주어야 마땅할.

 

학교에서는 어제 예취기로 친 풀을 긁어내고 있었고,

달골에서는 아침뜨락 미궁과 아가미길, 달못 둘레에 예취기 돌아가다.

역시 긁어모아 버리고.

기계가 닿지 못하는 곳들에는 낫질, 호미질, 혹은 손으로 풀을 뽑다.

이불을 거풍한다. 털고 볕을 쬐고 바람을 넣고.

빨았던 베갯잇은 들여놓고.

빈들모임이 있는 주말이다. 기숙사 청소.

잠을 잘 햇발동이야 당연하지만

창고동은 겨울을 난 흔적들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비로소 치워내다.

창고동에 겨우내 잠갔던 수도도 이제야 연결하다.

 

, 드디어 학교의 수행방에 나무그림 걸개를 걸다.

인도에서 바르셀로나로, 그리고 다시 이곳으로 온 것이다.

교실 한 벽면의 3분의 1이 채워진.

하하, 뭐 거기까지는 사실 아니지만.

20181231일 스페인을 떠나 이제야 이 골짝을 들어오게 된.

바르셀로나에서 1년을 보내고 돌아오며 챙겼으나

길을 잃었던 그것이 비로소 돌아왔던 것.

 

학교의 컨테이너 창고를 정리하며 나왔던 쓰레기가 많았다.

쓰지 못할 것들이면, 그래서 재활용으로 분류되지도 못한다면

뭐 쓰레기라.

커다란 종량제봉투에 모았던 것들을

현철샘 트럭이 나가는 길에 실려 갔다.

 

구두목골 작업실’ 일을 하는 동안

현철샘은 햇발동에 머물며, 간간이 출퇴근을 하며 작업.

이번 주는 불날부터 들어와 오늘에야 보은으로 넘어가다.

마을에서 들여온 낡은 컨테이너를

어제는 먼지 털고, 오늘은 긁고 녹을 털었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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