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황궁다법 시연이 있었고,

오늘은 소리(판소리)가 있었다.

강천산 폭포 아래 누각이었다.

객석이 정해진 건 아니었고, 공원에 오거나 산오름을 하러 든 이들이 관객이었다.

지난달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걸음.

정기공연을 하자는 이야기가 오고가는 중.

하늘 흐려가고 멀리서 천둥쳤다.

비가 들지는 않았다.

소리한다고 공원 들머리에서 차량을 통과시켜준 덕에 편히 오갔다.

수좌암 바위굴에 들어 명상도 하고,

바위에 붙어 수행할 시간도 있었다.

동행한 분 가운데 한 분,

재촉할 만도 하고 채근할 만도 하련만

다른 이들이 모든 움직임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봄부터 달에 두어 차례 같이 움직이며 보았는데, 그는 번번이 그랬다.

눈에 들었다. 고마웠다.

 

대해리 들어서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람도 제법 두터웠다.

광주 담양을 지났다고 죽순이 차에 실려 왔다.

지난주에 소리하는 이들이 그걸 발로 꺾는 법을 잘 가르쳐주었던.

이 멧골에서 가느다란 죽순만 봐왔던 내겐

시커멓고 굵고 큰 죽순이 신세계였다.

작정하고 오늘은 대밭에 들어 죽순을 한아름 안고 나왔더라.

껍집을 하나하나 벗기지 않고 칼로 일자로 그어 한 번에 벗기는 법도 배웠고,

세 부분 정도로 잘라 쓰임에 따라 데치는 법도 알았네.

소금물 넣어 20여 분 삶은 뒤 찬물에 담가 아린 맛을 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잘라서 데쳐도 되겠더만)

당장 들깨가루 넣고 찬을 만들어두고,

나머지는 잘라 몇 덩어리로 나눠 냉동실에 넣었다.

연어의 날에는 쓸 나물들이 있으니

이건 계자 때 어느 한 끼 찬거리로.

, 지난번엔 된장 풀어 찌개로도 좋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534 2023.12.12.불날. 비 개고 흐린 옥영경 2023-12-24 355
6533 2023.12.11.달날. 비 옥영경 2023-12-24 358
6532 2023.12.10.해날. 맑음 옥영경 2023-12-21 348
6531 2023.12. 9.흙날. 흐림 옥영경 2023-12-21 372
6530 2023.12. 8.쇠날. 봄바람 부는 저녁 같은 옥영경 2023-12-21 385
6529 2023.12. 7.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3-12-20 371
6528 2023.12. 6.물날. 맑다가 저녁 비 옥영경 2023-12-20 397
6527 2023.12. 5.불날. 어둡지 않게 흐린 옥영경 2023-12-20 360
6526 2023.12. 4.달날. 옅은 해 / ‘삼거리집’ 옥영경 2023-12-13 417
6525 2023.12. 3.해날. 맑음 옥영경 2023-12-13 372
6524 2023.12. 2.흙날. 보슬비 내린 아침 옥영경 2023-12-13 399
6523 2023.12. 1.쇠날. 맑음 옥영경 2023-12-13 373
6522 2023.11.3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438
6521 2023.11.29.물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365
6520 2023.11.28.불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349
6519 2023.11.27.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3-12-12 383
6518 2023.11.26.해날. 저녁비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3-12-05 400
6517 2023.11.25.흙날. 맑음 / 김장 첫날 옥영경 2023-12-05 483
6516 2023.11.18.흙날 ~ 11.24.쇠날 옥영경 2023-12-04 406
6515 2023.11.17.쇠날. 첫눈 옥영경 2023-11-25 46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