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18.해날. 맑음

조회 수 400 추천 수 0 2023.07.24 16:40:49


달골 풀을 베는 일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눈다.

사이집과 햇발동 창고동을 중심으로 한 곳들,

그리고 아침뜨락.

오늘은 건물을 중심으로 예취기 돌아가고 그 뒤를 따라 갈퀴로 깎인 풀을 긁는.

오늘은 현철샘도 들어와 일을 거든다.

구두목골 작업실현장은 그가 직업인으로 한 일이었다면

이번 주는 연어의 날을 같이 준비하는 달골 관리자로.

 

음향을 다루는 이의 방문이 있었다.

그 역시 폐교된 분교를 쓰고 있다.

폐교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언제 꼭 오고 싶다 했고,

오늘쯤은 차를 낼 수 있겠기에 건너오십사.

김광석 2집 음반(LP)이며 이곳에 있는 몇 가지 음반에 대해

50만원에서 거래되고 1백만원까지도 받는다나허허.

학교터를 새로 고치고 나면 달골이 되든 현재 학교터가 되든

한 공간의 음향을 잘 손봐주시겠다는.

 

어제 꺼내놓았던 재봉틀을 또 잡다.

정리하려고 갔다가 내처 또 앉아서는.

어제처럼 커피여과기를 두어 개 더 만들다.

아무래도 모자라겠는 거라.

넉넉하면 잘 쓰고 싶은 다른 이들이 또 가져가도 되고.

 

겨울털신을 이제야 빨지.

더 일찍 하리라 마음먹어도 꼭 이때까지 오게 되더라.

아무리 날이 덥다 해도

이곳의 겨울이란 게 5월 말까지도 밤바람에 묻어 있는지라

결국 6월에 와서야 빠는.

이제서야 바삐 빤다.

벗이 와서 그의 일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이런 것까지 그에게 맡길 수는 없지 않냐며.

언제가 이 일을 맡아 대야 가득한 털신을 솔질하며

그찮아도 허리가 시원찮은 그가 얼마나 힘들어했던지.

 

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들을 살리는 존재들.

설렜다. 며칠째 점주 온다!”, 히히거리며 되내이었다.

내일 점주 온다!”

그렇게 좋아요?”

현철샘이 묻는다.

그는 아직 점주샘을 보지 못했다.

물꼬에 계자를 십년 와도 서로 한 번도 못 만난 이들이 있다더니.

물꼬의 논두렁이고 벗이고 동료인 그가 온다.

그가 오면 비로소 본격적으로 연어의 날 준비가 시작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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