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 풀을 베는 일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눈다.
사이집과 햇발동 창고동을 중심으로 한 곳들,
그리고 아침뜨락.
오늘은 건물을 중심으로 예취기 돌아가고 그 뒤를 따라 갈퀴로 깎인 풀을 긁는.
오늘은 현철샘도 들어와 일을 거든다.
‘구두목골 작업실’ 현장은 그가 직업인으로 한 일이었다면
이번 주는 연어의 날을 같이 준비하는 달골 관리자로.
음향을 다루는 이의 방문이 있었다.
그 역시 폐교된 분교를 쓰고 있다.
폐교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언제 꼭 오고 싶다 했고,
오늘쯤은 차를 낼 수 있겠기에 건너오십사.
김광석 2집 음반(LP)이며 이곳에 있는 몇 가지 음반에 대해
50만원에서 거래되고 1백만원까지도 받는다나. 허허.
학교터를 새로 고치고 나면 달골이 되든 현재 학교터가 되든
한 공간의 음향을 잘 손봐주시겠다는.
어제 꺼내놓았던 재봉틀을 또 잡다.
정리하려고 갔다가 내처 또 앉아서는.
어제처럼 커피여과기를 두어 개 더 만들다.
아무래도 모자라겠는 거라.
넉넉하면 잘 쓰고 싶은 다른 이들이 또 가져가도 되고.
겨울털신을 이제야 빨지.
더 일찍 하리라 마음먹어도 꼭 이때까지 오게 되더라.
아무리 날이 덥다 해도
이곳의 겨울이란 게 5월 말까지도 밤바람에 묻어 있는지라
결국 6월에 와서야 빠는.
이제서야 바삐 빤다.
벗이 와서 그의 일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이런 것까지 그에게 맡길 수는 없지 않냐며.
언제가 이 일을 맡아 대야 가득한 털신을 솔질하며
그찮아도 허리가 시원찮은 그가 얼마나 힘들어했던지.
‘벗’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들을 살리는 존재들.
설렜다. 며칠째 “점주 온다!”, 히히거리며 되내이었다.
“내일 점주 온다!”
“그렇게 좋아요?”
현철샘이 묻는다.
그는 아직 점주샘을 보지 못했다.
물꼬에 계자를 십년 와도 서로 한 번도 못 만난 이들이 있다더니.
물꼬의 논두렁이고 벗이고 동료인 그가 온다.
그가 오면 비로소 본격적으로 연어의 날 준비가 시작된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