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28.물날. 맑음

조회 수 401 추천 수 0 2023.07.31 14:09:42


어제 감자를 캐서 빨래방에 들여놓았다.

오늘은 그것들을 선별하였는데,

크기 따라 쓰임이 다르고, 먼저 먹어야 할 것도 있고.

학교아저씨는 밭에 들어서 감자밭을 정리해두다.

 

점주샘이 연어의 날에 다녀가고

과탄산소다와 구연산을 한 가마니 보냈다.

청소에 빨래에 유용하게 쓰이는 것들.

사람들이 그렇게 다녀가면서 살펴보고는

뭔가 이곳에 필요해 보이는 것들을 챙겨 보낸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살림이 아닌 물꼬라.

 

6월 어른의 학교 이튿날.

강릉 사는 품앗이 샘과 저녁을 먹다.

대학생이던 그는 교사가 되었다.

시 같은 제목의 집이었다; ‘섭과 물망치

섭이야 홍합의 다른 말이고, 망치는 물에 사는 것인데 굳이 물?

그렇게 물이 붙어 시 같은 간판이 되었더라.

그 지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아버지가 소개한 집이라고.

지역 사람들이 잘 가는 식당을 그렇게 갔고,

서점에 가서 걷다가 책을 사들고 나와 찻집을 갔다.

많이 웃었다.

물꼬의 청년들이 참 좋다.

물꼬에 와서 손발 보태는 것이 마치 사람 좋다는 보증수표 같은.

우리 같이 땀 흘리며 아이들을 돌본다.

아이들 이야기도 동지들 이야기도 자신의 이야기도,

우리는 같이 할 이야기가 많았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선물 같은 날이었어요.’

염화미소라. 근영샘이었다.

 

밤에는 선교장의 초가 한 채를 빌려 묵다.

강원과 경북 지역의 물꼬 인연들 여섯이 모였다.

우리 언제 이리 만나랴, 요새 동년배들이 모이면 하는 말인데,

그러고 또 금세 만나기도 하더라만...

모여서 서로의 삶을 점검하고 힘을 내는 시간이 고마웠다.

주제는 현 시간을(현 정권?) 어떻게 건너갈 것인가.

그리 또 세상에서 우리 이왕이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길로 걸어가 보기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158 2022.10. 5.물날. 비 흩뿌린 오전, 갠 오후 옥영경 2022-10-19 360
6157 2023. 6.11.해날. 흐리다 소나기 옥영경 2023-07-21 360
6156 2020.12.19.흙날. 맑음 옥영경 2021-01-14 361
6155 2021. 3.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61
6154 2021. 8. 3.불날. 갬 옥영경 2021-08-12 361
6153 2021. 8. 4.물날. 갬 옥영경 2021-08-12 361
6152 2021. 9.19~20.해~달날. 맑음 옥영경 2021-11-18 361
6151 2021. 9.25.흙날. 예보 없던 가랑비 옥영경 2021-11-24 361
6150 10월 빈들 여는 날, 2021.10.22.쇠날. 맑음 옥영경 2021-12-10 361
6149 2021.12. 4.흙날. 진눈깨비 살짝 옥영경 2021-12-31 361
6148 2022. 8.25.나무날. 가끔 비 / 못 키운 건 부모 잘못이나 그 시절에 대한 해석은 자식 몫 옥영경 2022-09-07 361
6147 2022.11. 2.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61
6146 2020.12.25.쇠날. 해 옥영경 2021-01-15 362
6145 2021. 3.22.달날. 맑았으나 눈발 몇 점 옥영경 2021-04-27 362
6144 4월 빈들 닫는날, 2021. 4.25.해날. 맑음 옥영경 2021-05-14 362
6143 2021. 6.17.나무날. 갬 옥영경 2021-07-10 362
6142 2021. 7. 6.불날. 비 옥영경 2021-08-03 362
6141 2021.11. 4.나무날. 맑음/ 내 감정의 책임은? 옥영경 2021-12-19 362
6140 2021.11.12.쇠날. 비 근 오후 옥영경 2021-12-22 362
6139 2022. 6.15.물날. 비 옥영경 2022-07-09 36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