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달날. 맑음

조회 수 317 추천 수 0 2023.08.01 00:25:33


어제가 보름이었는데, 달은 오늘이 더 둥그렇다.

어느 순간은 달에 꼭 붙은 달무리가 졌는데, 무지개다.

달의, 하늘의 다양한 얼굴들이 좋다.

자연이 그렇듯 그제와 같은 어제가 아니었고,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었다.

그래서 삶이 더욱 새로운 여행길일 수 있게 하는.

오늘도 잘 걸은 새 여행지였을세.

올 들어 가장 덥다고 했다. 폭염경보 사흘째.

기록을 경신하며 더워질 테다.

그래도 문을 닫은 집안은 아직 덜 데워지는 시기.

움직임이 많지 않다면 안에서는 견딜만한 더위였다.

 

구두목골 작업실 북쪽 끝으로 빗물받이를 달았다.

달기 전 그 빗물 그대로 흘러넘쳐

컨테이너 벽면 곁으로 만들어놓은 흙계단이 다 망가졌던...

계단은 또 어느 날 다시 만들어야지.

학교에서는 밭도랑 둘레 예취기가 돌아갔다.

 

혼자 사는 마을의 한 형님댁과 저녁에 차 한 잔 할 때를 엿보고 있는데,

오늘 저녁답에 짬이 좀 있을 듯도 하겠다 했지만

결국 빛이 있는 선선한 저녁이라면 들일들을 하게 되는 거라.

그 댁도 어제 8시까지 콩을 다시 심었다 했다,

두 차례나 새들이 다 쪼아 먹어서.

오늘도 밭일 나간다고, 한 마을 살아도 얼굴 볼 짬이 이리 어렵다.

직장도 나가고 혼자 밭도 갈고 이랑도 만들고,

홀로 살아내는 여성들의 장함이 나를 또 밀어준다.

 

마을 큰형님 느티나무아래께 한 댁은

비닐하우스로 된 집을 사서 들어와

그곳을 허물고 이태째 집을 짓고 창고를 짓고 돔하우스를 지어왔다.

치유캠프를 할 거란다.

핀란드식 사우나를 겸한 자외선 치유 그런 거.

그것과 함께 목공공방도 하신다는데.

치유 캠프라 하니 같이 뭔가를 함께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결이 매우 다른 듯도 하고...

살아가다보면 모르는 접점을 만나게 될 수도 일을 테지.

 

영상 하나를 보는데,

개미가 기어가는 걸 쳐다보는 한 화가의 얼굴을 오래 비추고 있었다.

저마다 그리 살아가고 있다.

개미는 개미대로 화가는 화가대로 마을 형님들은 형님들대로 물꼬는 물꼬대로.

여름 계자일정을 올렸고,

올해는 물꼬 누리집에서 말고 구글폼으로 신청서를 받아보기로.

좀 헤매기는 하는 중. 그래서 살짝 긴장 같은 게 스미기도.

제대로 작동(?) 되겠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94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308
6593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305
6592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303
6591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301
6590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299
6589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97
6588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284
6587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274
6586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270
6585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266
6584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258
6583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257
6582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251
6581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240
6580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34
6579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234
6578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30
6577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222
6576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222
6575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2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