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3.나무날. 비

조회 수 310 추천 수 0 2023.08.03 01:38:58


인간은 늙어서 꽃이 핀다!”

한 어르신이 해주신 말씀이다.

누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반듯해지는 나이.

분노에 좀 더 거리를 둘 수 있는 나이.

사랑이 많아진다기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더 깊어진달까.

그러나 그건 성찰 없이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닌 줄 안다.

끊임없이 점검해야!

나이듦을 축하함.

 

소리를 배우기도 하고 소리를 가르치기도 한다.

오늘은 그리 새겼다.

소리를 펴시라.

급하게, 잘 보이려말고 그저 배운 대로 소리가 제 길을 가게 하시라.”

어디 소리만 그렇겠는지.

그대, 배워온 대로 굳건히 자신의 길을 가시라.

 

사진 하나가 들어왔다.

소아과에서 일하는 전공의 1년차에게

퇴원하던 여섯 살 꼬마 아이가 팔찌를 만들어 선물했단다.

팔찌에는 전공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름을 기억하고 퇴원할 때 선물을 하고

그걸 또 어떤 선물보다 기쁘게 받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 보람 있는 일을 그대가 하고 계시네!”

올해 새내기 직장인이 된 물꼬 인연들이 많다.

부디 건승하시라.

 

한 교사가 겪는 어려움 때문에 탄원서를 쓰다.

그 곁에서 쓸 사람 다 썼고,

내게 어렵게 말을 꺼낸 그였다.

그전에 내가 먼저 물었더랬다..

아끼는 이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고.

그렇게 밤을 넘기며 탄원서를 썼다.

아이들을 잘 가르쳐보겠다고 힘쓴 일이 아동학대로 신고 된 사건이었다.

소송분쟁에 휘말려 이태를 고생하고 있었다.

교사의 가르침이 아동학대가 되기 일쑤고

정작 가르치는 일보다 행정업무와 학부모 민원에 더 시달리고,

그래서 뭔가 하기보다 안하기를 점점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교육현장이라.

그를 보아온 긴 세월, 적어도 교사로서의 그를 알기에 가만있을 수 없었다.

뭐라도 마땅히 해야 했다.

 

그가 아침에 보낸 탄원서를 읽으며 눈물이 났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보여주셔서너무 고마웠노라 했다.

저는 저를 둘러싼 사람들이 받춰져서 살아가는 인생인 것 같습니다. 웬 복인가요. ...’

답했다.

어려운 일을 지나 보면

사람을 읽는 힘도 생기고

내 복도 알고

뭐 그렇습디다.

그저 부끄럽다 여길 수도 있는데.

암 것도 아녀, 사는 데 무슨 일인들 없겠는지!

설혹 우리가 가끔 지나친 행동을 하는 일도 있지만

생은 큰 방향성이라 생각하오.

그대의 선함을 믿네!

잘 될 거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94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304
6593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298
6592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294
6591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291
6590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91
6589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284
6588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270
6587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264
6586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261
6585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254
6584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240
6583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240
6582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237
6581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230
6580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227
6579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25
6578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24
6577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216
6576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15
6575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