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4.쇠날. 비

조회 수 361 추천 수 0 2023.08.03 01:41:53


호우특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비가 많았다. 차들도 드물었다.

간밤부터 창대비가 쉬지도 않고 내렸다.

집중호우보다 2배 이상 강한 폭우라고.

일부 내륙 밤사이 시간당 100mm.(통상 시간당 강수량이 30mm 넘으면 집중호우)

아쿠야, 비가 고인 곳에서 차가 비틀거리기도.

정체한 장마전선 영향이라고, 주말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번번이 지나치는 나들목이 있다.

대전 통영 고속도로의 대전방향 무주 나들목.

거기가 다른 이들도 그러기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내 부주의를 탓하게 되는.

2km를 남겨두고도 딴 생각하다가 그리 지나는,

그러면 금산나들목까지 올랐다가 돌아서 국도를 타고 한참을 와야 하니

1시간(까지는 사실 아니지만 심정적으로)이 더 걸린다.

바삐 와야 할 때는 어찌나 마음이 밭은지.

비는 더 많아졌다. 앞서 가는 차가 기어간다, 가끔 만나는 물길을 가르며.

길 가로 흐르는 강 하나가 무섭게 넘실대고 있었다.

꼭 무슨 일이 나고 말겠다 싶었다.

불도 그렇지만 물은 또 얼마나 무서운 존재던가.

 

물꼬 들어와서도 아침뜨락부터 좇아가 물을 살폈다.

밥못의 물이 둑을 넘고 있었다.

달못으로 내려오는 곳의 밸브를 다 열어놓다.

밥못의 물을 바닥에서 바로 빼는 밸브도 있으나

버들치들이 빨려나가는 일도 있었고,

그렇게까지 급히 뺄 것까지야.

작은 관으로 천천히 계속 내려가게 하면 될.

학교에서도 종일 구석구석 돌며 살펴보는 게 일이었다는.

욕실 문 앞에는 비가 새고 있는데,

대야 둘을 받쳐놓다.

 

식구들이 차려놓은 저녁밥상에 앉았다.

먼 길 다녀오는 고단이 컸는데,

도착하자 바로 먹고 달골에 오를 수 있었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34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800
6433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798
6432 해맞이 타종식 옥영경 2004-01-01 1798
6431 영동 봄길 나흘째, 2월 28일 옥영경 2004-02-29 1793
6430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92
6429 2006.5.26.쇠날. 가끔 해 구름에 가리우고 / 백두대간 15소구간 옥영경 2006-05-27 1790
6428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90
6427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90
6426 123 계자 닷샛날, 2008. 1.10.나무날. 맑음 / 달못 옥영경 2008-01-17 1786
6425 5월 13일 류기락샘 귀국 옥영경 2004-05-21 1782
6424 2004년 4월 5일주 옥영경 2004-04-13 1780
6423 상촌면단위 모임 진출, 2월 21일 옥영경 2004-02-24 1780
6422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76
6421 영동 봄길 이틀째, 2월 26일 옥영경 2004-02-28 1772
6420 징검다리, 3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3-14 1771
6419 물꼬의 어버이날, 5월 8일 옥영경 2004-05-12 1768
6418 122 계자 나흗날, 2008. 1. 2.물날. 맑음 옥영경 2008-01-06 1765
6417 2007.12.29.흙날. 그예 눈 뿌렸네 / 12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8-01-01 1765
6416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62
6415 150 계자 갈무리글 옥영경 2012-01-20 176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