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9.물날. 볕

조회 수 334 추천 수 0 2023.08.04 02:41:07


학교 마당 가 감은 익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다, 마구 떨어진다.

폭우에 살아남은 게 있기는 하려나...

 

볕이다. 어여 어여 빨래를 해야지.

사이집과 햇발동의 수건이며들을 빤다.

 

오전에는 삽과 괭이를 들고 보냈다.

억수같은 비가 내리는 동안

수시로 아침뜨락을 드나들며 물길을 보았다.

오늘은 뜨락의 북쪽 울타리를 따라 있는 수로에서 감나무 아래로 닿는 물길,

그 감나무 아래쪽 수로를 파다.

뜨락을 나오는 룽따 아랫길을 물이 내려오며 땅을 뭉그러뜨리고 있었다.

거기도 물길을 만든다.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으니 어느새 다 흙이 펼쳐져있던.

꽃그늘길에서 룽따까지에 있는 돌무데기 쪽도

물 흥건하게 머금고 있어 측백 울타리 너머 수로 쪽으로 물길 만들어주다.

이미 했던 작업에다 좀 더 보강을 한.

땀에 절여 집안으로 들어오니 정오였다.


 명상돔에 치는 그늘막을 묶는 기둥을 다시 박다가

아무래도 내 힘만으로는 아니 되겠다고 접다.

(지난 비에 기울어져 있었다.

그늘막도 풀어두었더랬지.)

이럴 때 달골 관리자 현철샘이 필요하지.

내일 들어올 수 있겠다 하니 같이 하기로.

 

창고동 앞 꽃밭은 해가 귀하다.

심은 것도 있지만 날아든 것도 있고, 산에서 캐다 심은 꽃들 있었는데

햇볕 아래로 옮기면 좋겠는 두엇을 삽으로 팠다.

아침뜨락 꽃그늘 곁 동그라미 안으로,

또 하나는 뽕나무 아래서 아침뜨락을 지키는 난나 티쭈 앞 실개천 쪽으로

옮기다.

학교에서는 우천매트를 걷고 아래 풀을 매고.

이것도 참... 제초제 뿌리면 간단한 줄 안다.

그러나 어른들도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이 이 길을 걷는다.

뭐 매는 거지, 매는 거다.

 

근래 물꼬가 짓게 된 삼거리밭(500)에 지난 6월 콩을 심었고,

예취기로 풀을 잡기도 했고,

하지만 새들 자주 내려앉고 콩은 소식이 없었다.

그나마 떡잎이 올라온 것은 고라니가 톡톡 뜯어먹고.

그 가운데도 살았다 싶은 것들, 이제는 폭우에 녹아내렸네.

다시 뿌리기에는 이미 늦은.

다음 철 먹을거리를 심어야지.

메밀은 어떨까?

관상용 조경용으로도 제법들 심던데.

수확을 못하면 꽃이라도 보지.

 

이번 계자 품앗이샘들 자리가 성글어 적잖은 부담이 있더니

어제는 휘향샘이 온다는 연락이 있었고,

오늘은 해찬샘이 붙다는 소식을 넣었다.

알바며 자신의 일들을 이리저리 미느라들 얼마나 욕봤을꼬.

샘들 적어 걱정이었을 계자가

이리 짱짱한 샘들이라면 외려 어느 계자보다 더 강건 계자이겄다.

고맙다는 말을 고맙다고만 말하기 참 모자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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