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오늘은 어른의 학교가,

가는 걸음에 엮게 된 북토크가 내일 있다.

새벽같이 나선 길이었다.

 

여행 삼아 가겠다고 연차를 내고 운전을 자처한 기락샘이었다.

그 결정 뒤 갑자기 사회학자인 그가 세종청사에서 발표를 할 일정이 잡혀버렸네,

그래서 취소했던 기차표를 다시 끊으려 하였는데,

기락샘이 내놓은 방법이...

강릉역에서 차를 내게 넘기고 그는 2시간 걸리는 ktx를 타고 서울을 다녀와 합류한다는.

어차피 어른의 학교를 하는 동안 그는 혼자 강릉을 여행할 것이었으므로.

 

그런데 갈수록 도착 시간이 늘어나고 있었다.

겨우 잠깐 커피 한 잔 사서 차에 올라 내리 달렸는데도.

두어 차례 휴게소에서 쉬고도 강릉에 도착해 점심도 먹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3차선 도로에서 1차선만 운행이 되고 있기도.

, 폭우가 할퀸 흔적들이었다!

어제 인천에서 강릉으로 이동한 선배도 길이 막혀 고생을 했더라지.

이러다 서울 일을 놓치고 말겠더라.

하여 강릉 전 역인 진부로 길을 정하다.

판단이 좋았다. 기락샘은 무사히 기차에 오르고.

 

진부역에서 차를 넘겨받아 강릉으로 향하다.

강릉에서 모이기로 한 낮 1시가 넘어가고,

2시는 도착 가능하리라 했지만 어림없겠다. 3시로 편안하게 일정을 늦추고.

오호, 대관령 옛길(트레킹은 대관령 고개 중턱인 반정에서 시작해 대관령박물관까지)을 넘네!

관원들이 이 고개에서 바다가 보이자 세상 끝에 당도했다 눈물 흘렸고,

돌아갈 땐 정들어 또 울었다는 눈물고개.

송강 정철도 이 길을 지나 관동별곡을 썼고(그는 율곡의 벗이었다),

김홍도는 이 길에서 대관령 경치를 그렸다.

신사임당은 여섯 살 율곡을 데리고 강릉 친정을 떠나 한양으로 갔다지.

20대 초반 이 길을 선배들과 같이 넘어 경포대에서 아침을 맞았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된 바에 낮밥도 먹자. 국수를 말아 먹었다.

 

어른의 학교를 하는 가운데

저녁답에는 지역 사람들과 잠깐 만나기도.

곳곳에 제 삶을 잘 가꾸는 이들이 넘친다.

물꼬와 너무 먼 곳이어 같이 할 일이 쉽지는 않겠으나

이리 만남이 있으면 또 뭔가 도모하게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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