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26.물날. 비

조회 수 410 추천 수 0 2023.08.05 02:31:52


먼 곳에서 천둥이 치고 번개 번쩍였다. 비가 또 내리고 있나 보다.

여기는 소리와 빛만 요란터니만 오후 5시께 소나기 내렸다.

여우비처럼 밝았으나 비는 많았다.

올 여름 전국 장마철 강수량이 지난 24일 기준 2006, 2020년에 이어 역대 3위라고,

충청과 남부지방은 강수량 600mm를 웃돌아 지역 관측 사상 가장 많았단다.

그러나 끝이 아니라네.

장마는 끝나지만 33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될 거라고.

긴 여름이겠다.

기후위기를 민감하게 생각지 않을 수 없는.

 

비가 많이 드는 때라 아침뜨락 밥못과 달못의 물을 이른 아침마다 점검한다.

밥못은 골짝에서 모이는 물이 자연스레 흘러드는 것이고,

달못은 그 밥못의 물에서 흘러내리는.

하나는 일정한 물 높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넘치게 한 관이 하나,

밥못의 바닥에서 다른 관이 하나 연결되어 있다.

앞서의 관의 밸브는 늘 열어놓아 연못 수위가 일정하게 해두고,

다른 관은 밥맛 수위를 살펴보며 완전히 열어놓거나 반만 열거나 때로 닫거나.

 

비가 다녀가자 풀만큼 나무들도 잎 무성하다.

잠깐 들어왔던 현철샘이 긴 톱을 가져왔다.

기숙사 앞쪽 이웃 밭에서 넘어오는 가지들이 많아

울타리를 따라 쳐서 길을 밝게 만들고,

달골 대문의 우거진 류옥하다 벚나무도 아랫가지들을 죄 잘랐다.

환해졌다.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적정함이 필요한.

아름드리 나무야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가.

하지만 어디에 섰느냐에 따라 쓰임에 따라 가지든 나무 높이든 적절함이 있을.

 

수확해서 얼려두었던 블루베리로 잼을 한 솥단지 만들다.

수확 때는 연어의 날께라 그런 일은 미뤄두는.

그래서 냉동실 들어가 있었던 것.

이렇게 먹을 것들을 하나씩 쟁이는 것은 일상적이기도 하지만 특히 여름계자를 위한 준비.

틈틈이 먹을거리를 마련해두면 풍성하기도 하려니와 계자 부엌일이 조금 가볍기도 할.

곧 여름 아이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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