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29.불날. 비

조회 수 469 추천 수 0 2023.09.06 00:45:10


오늘내일은 어른의 학교.

재봉질을 하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사람들은 민소매 원피스를 만들었다.

본이 있으니 그대로 대고 그리면 되는.

다만 무늬가 위아래가 있거나 좌우가 있는 경우에는 그걸 맞추느라 신경을 좀 써야 하는.

목에는 바이어스를 댔다.

허리는 잔주름을 넣는 걸로.

 

원피스들을 만드는 동안 나는

지난 봄 한복을 한 벌 지어입고 치맛감이 남은 게 있어 가방을 만들었다.

그 한복에 같이 들고 다닐 가방. 에코백 같은. 나는 늘 책가방이 필요한 사람.

마름질만 해두고 할 짬이 없더니

오늘 같은 날 꺼내고 같이 일하게 된.

겉장에는 심을 대고,

안감으로는 방수천을 썼다.

겉감과 심, 주머니와 심이 서로 밀리지 않게 시침질.

굳이 바느질로 하지 않더라도 바늘땀을 크게 해서 5mm로 재봉질로.

주머니를 밖에도 대고 안에도 대고.

바닥은 심을 넣었다. 얇아서 세 겹으로 잘라 겹쳤다.

그걸 천으로 어찌 감싸나 했더니

심이 꽉 끼게 만들면 한쪽은 굳이 막을 필요가 없었더라.

 

선배가 직접 만들었던 개량한복을 네 벌이나 준 게 있었는데,

품이 너무 커서 언제 줄이나 했다.

그걸 다 따서 줄이는 건 엄두도 안 나거니와,

그렇게까지 공을 들여 고쳐 입을 옷은 또 아니었는지라

가슴 폭만 적당히 줄이는 걸로.

끈으로 묶는 둘은 손을 대지 않아도 됐고,

하나는 두어 달 전에 고쳐두었고,

나머지 하나 그렇게 정리하였네.

 

한 분이 등나무 소파를 두 개 주셨다.

지난 봄 가져가겠냐 물어왔고, 그때는 짐이려니 했다.

오늘, 여전히 유효하냐 여쭈었던. 구두목골 작업실에 놓으면 되겠다 싶어서.

차량이 여의치 않아 큰 차를 가진 벗이 실었고,

언제 물꼬를 들어올 때 부려주기로 하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94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17
6493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31
6492 5월 21일 쇠날, <오늘의 한국> 취재 옥영경 2004-05-26 1590
6491 5월 22일 흙날, 대구출장 옥영경 2004-05-26 1891
6490 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옥영경 2004-05-26 1648
648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53
6488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58
6487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77
6486 5월 28일, 봄학기 마지막 날 옥영경 2004-05-31 1482
6485 5월 29일-6월 6일, 찔레꽃 방학 옥영경 2004-05-31 1625
648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72
6483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36
6482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45
648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156
6480 찔레꽃 방학 중의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6-04 1893
6479 "계자 94"를 마치고 - 하나 옥영경 2004-06-07 1923
647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84
6477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26
6476 6-8월 여름방학동안은 옥영경 2004-06-11 1624
6475 6월 7일, 조릿대집으로 재입주 옥영경 2004-06-11 146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