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3.해날. 맑음

조회 수 524 추천 수 0 2023.09.14 11:44:21


썩 맑지는 않았으나 그런대로.

학교 마당에 오늘도 예취기 돌아갔고, 풀을 긁었다.

달골에도 사이집 마당에는 잔디깎기가.

오가는 길들에는 예취기가 돌아갔다.

 

제 머리 안 좋은 것에 좌절한다는 젊은 친구에게

답메일을 하나 보내려던 일이 여러 날 흘러가버렸다.

뭐 방법이 없다, 하는 수밖에.’

그런 말들이 맴돌고 있다가,

그것을 저라고 모를까 싶었고,

무슨 말로 그의 마음을 좀 북돋을 수 있으려나 흐른 시간이었다.

오늘 프랑스 에세이들을 보다가

오래된 책 알랭의 <교육에 관한 프로포>의 한 꼭지를 읽었다.

그에게 보내줘야지 싶더라.

남이 판단하는 만큼이나 무능하더라도 차례를 밟아 나아가고 기만 꺾이지 않는다면, 기하학을 마스터하지 못할 사람이 있겠는가?’

차이를 짓는 것이 기억력이고, 기억력이 하나의 타고난 재능일 수 있지만

사람은 다 자기가 열중하는 일들에서는 충분한 기억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억력은 공부의 조건이 아니고 오히려 공부의 결과라고 나는 믿는다. 수학자의 기억력에 나는 탄복하고 또 부러워하기조차 한다

그러나 이는 바로 그가 한 것처럼 내가 내 음계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 맞춤법이건 번역이건 셈이건, 기분을 이겨내는 것이 문제이고, 마음먹기를 배우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허니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고 애쓰시라 했다.

기분이 나아져야 뭘 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기분이 나아질 것들에 대해 찾아보시라.

그리고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했다.

마음에서 뭐든 시작하니까.

그런데, 하면서 마음을 낼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불과 1분 전에 하늘을 날다 얼마든지 곧 곤두박질도 치니까.

지금 싫은 그 마음을 잠깐만 밀고 일단 해보자고 했다.

그러면 정말 좋아지기도 하니까.

, 해야 뭔가를 얻으니 하자고 했다.

오늘 나도 글을 쓰기로 한다.

싫은 마음을 밀고 일단 앉고, 앉아 두들기면 뭔가 또 되고,

그러다 안 되면 또 일어섰다 또 앉고, 그렇게 글이 되어갈 것이다.

올해 내는 책의 원고가 진척 없이 날만 흐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14 2021. 5. 7.쇠날. 맑음 옥영경 2021-06-09 314
6513 2021. 7.22.나무날. 살짝 그늘진 오후 옥영경 2021-08-09 314
6512 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옥영경 2022-07-08 314
6511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14
6510 2022.11. 1.불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14
6509 2022.11. 4.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14
6508 2022.12.16.쇠날. 꽁꽁 언 세상 / 손두부 옥영경 2023-01-06 314
6507 2023. 2. 5.해날. 맑음 옥영경 2023-03-05 314
6506 2023. 3. 8.물날. 맑음 옥영경 2023-03-29 314
6505 2023. 4.29.흙날. 비 옥영경 2023-06-01 314
6504 2023. 5. 6.흙날. 비 옥영경 2023-06-09 314
6503 2020. 6. 3.물날. 새벽비 옥영경 2020-08-13 315
6502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315
6501 2020. 6.13.흙날. 비 옥영경 2020-08-13 315
6500 2020. 7.17.쇠날. 옥영경 2020-08-13 315
6499 2020. 7.29.물날. 창대비 옥영경 2020-08-13 315
6498 2021. 7.1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08 315
6497 2022. 7.16.흙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15
6496 2023. 1.27.쇠날. 맑음 옥영경 2023-02-27 315
6495 2023. 2.2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3-21 3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