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8.쇠날. 맑음

조회 수 478 추천 수 0 2023.09.28 12:00:50


볕 좋다.

빨래 건조대를 꺼내 먼지를 털고 행주며 걸레며 수세미들이며를 널었다.

담양의 한 한옥에서 맞은 아침이었다.

찻방을 치워내고 마당의 수반에 물을 채웠다.

차를 달였다.

소리꾼들이 왔다.

한 분은 모임 때마다 번번이 김치며 반찬을 챙겨온다.

여름 끝물의 고구마순이며 열무며 깻잎이며들이 맛나다.

그리고 또 남도의 김치를 얻어온다.

그곳 말로 징허게 개미지다(게미지다?)’는 김치.

맛나다라는 의미로는 모자란다.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당긴다? 맛이 깊다?

 

볕 좋은 마루에서 소리 연습을 하고,

차를 달여 마시고,

밥을 해서 먹고 돌아왔다.

고속도로에서 두 차례나 사고를 목격했다.

한 번은 그 현장이 채 치워지지 않아 차량 세 대가 찌그러진 걸 보기도.

사람의 일이란, 별일 없음이 자주 고마운.

그대, 안전하시라.

 

오는 길에 속리산 아래 들렀다.

벗이 저녁밥을 내놓았다. 식당이었다.

산채비빔밥을 먹는데, , 병의 뚜껑이 열리며 고추장이 쏟아졌다.

몇 걸음 곁에서 그걸 보았던 일하는 친구가 다가왔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가져다 드릴게요.” 했다.

몸에 밴 친절이었다.

그냥 먹겠다 했다. 밥을 한 공기 더 가져다주었다, “짤 텐데...” 하며.

다시 그곳을 갈 일 있다면 그 식당을 가지 싶다.

기분 좋은 친절이었다.(하기야 친절이란 게 대체로 기분 좋음을 불러일으키네)

다시 찾을 만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21.10.11.달날. 비 옥영경 2021-12-08 318
6573 2021.10.25.달날. 맑음 옥영경 2021-12-15 318
6572 2022.12.12.달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18
6571 2022.12.18.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18
6570 2023. 1.30.달날. 맑음 / 경옥고 첫날 옥영경 2023-03-03 318
6569 2020. 5.13.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08 319
6568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319
6567 2020. 6.16.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19
6566 2021. 5.15.흙날. 갬 옥영경 2021-06-18 319
6565 2021.10. 9~10.흙~해날. 갠 아침이었으나 흐린 오후. 이튿날 역시 옥영경 2021-12-08 319
6564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19
6563 2022.10.19.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11 319
6562 2022.11. 3.나무날. 맑음 / 시도 옥영경 2022-11-28 319
6561 2022.12. 8.나무날. 볕도 좋고 푹한 옥영경 2022-12-29 319
6560 2023. 3.15.물날. 바람 / 황태덕장 옥영경 2023-04-04 319
6559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320
6558 2021. 7. 9.쇠날. 갬 옥영경 2021-08-06 320
6557 2021. 7.1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08 320
6556 2021. 7.22.나무날. 살짝 그늘진 오후 옥영경 2021-08-09 320
6555 2021. 9. 7.불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21-10-28 32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