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8.쇠날. 맑음

조회 수 418 추천 수 0 2023.09.28 12:00:50


볕 좋다.

빨래 건조대를 꺼내 먼지를 털고 행주며 걸레며 수세미들이며를 널었다.

담양의 한 한옥에서 맞은 아침이었다.

찻방을 치워내고 마당의 수반에 물을 채웠다.

차를 달였다.

소리꾼들이 왔다.

한 분은 모임 때마다 번번이 김치며 반찬을 챙겨온다.

여름 끝물의 고구마순이며 열무며 깻잎이며들이 맛나다.

그리고 또 남도의 김치를 얻어온다.

그곳 말로 징허게 개미지다(게미지다?)’는 김치.

맛나다라는 의미로는 모자란다.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당긴다? 맛이 깊다?

 

볕 좋은 마루에서 소리 연습을 하고,

차를 달여 마시고,

밥을 해서 먹고 돌아왔다.

고속도로에서 두 차례나 사고를 목격했다.

한 번은 그 현장이 채 치워지지 않아 차량 세 대가 찌그러진 걸 보기도.

사람의 일이란, 별일 없음이 자주 고마운.

그대, 안전하시라.

 

오는 길에 속리산 아래 들렀다.

벗이 저녁밥을 내놓았다. 식당이었다.

산채비빔밥을 먹는데, , 병의 뚜껑이 열리며 고추장이 쏟아졌다.

몇 걸음 곁에서 그걸 보았던 일하는 친구가 다가왔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가져다 드릴게요.” 했다.

몸에 밴 친절이었다.

그냥 먹겠다 했다. 밥을 한 공기 더 가져다주었다, “짤 텐데...” 하며.

다시 그곳을 갈 일 있다면 그 식당을 가지 싶다.

기분 좋은 친절이었다.(하기야 친절이란 게 대체로 기분 좋음을 불러일으키네)

다시 찾을 만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34 2009. 2.14.흙날. 구름 옥영경 2009-03-06 1055
1833 2009. 2.15.해날. 흐림 옥영경 2009-03-06 1034
1832 2009. 2.13.쇠날. 봄비, 그리고 드센 바람 옥영경 2009-03-06 1109
1831 2008. 1.28.물날. 맑음 물꼬 2009-03-06 1005
1830 2009. 2.12.나무날. 심한 바람, 흐린 하늘이 간간이 열리고 해 옥영경 2009-02-24 1117
1829 2009. 2.10.불날. 흐리고 바람 많은 옥영경 2009-02-24 1095
1828 2009. 2.11.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54
1827 2009. 2. 9.달날. 맑음 / 정월대보름 옥영경 2009-02-24 1253
1826 2009. 2. 8.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85
1825 2009. 2.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201
1824 2009. 2. 6.쇠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086
1823 2009. 2. 7.흙날. 흐림 옥영경 2009-02-13 1340
1822 2009. 2. 4.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21
1821 2009. 2. 2.달날. 흐물럭거리는 하늘 옥영경 2009-02-13 1073
1820 2009. 2. 3.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57
1819 2009. 2. 1.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206
1818 2009. 1.30.쇠날. 비 옥영경 2009-02-06 1190
1817 2009. 1.31.흙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81
1816 2009. 1.29.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2-06 1292
1815 2009. 1.27.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6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