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논두렁 분들께

조회 수 1180 추천 수 0 2023.09.28 23:58:09


2023년 논두렁 분들께.

 

한가위가 내일,

 

고맙습니다!

인사에 늦음과 놓침과 무심함과 불성실 들을 뉘우칩니다.


가정폭력을 지나온 한 남성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말미를 보다가

오늘은 논두렁 분들께 글월을 드리는 선택을 합니다.

우리의 시작이 우리를 정의하더라도

매일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들에게 없던 기회를 내게 주었다.

어떤 미래가 날 기다리든 그건 가족 모두의 유산이다.’(‘Hillbilly Elegy’ 가운데서)

또한, 물꼬에게 가족이라면 아이들과 품앗이샘들, 더하여 논두렁 분들일!


비가 많았던 날들을 뒤로 한가위를 맞으며

시도 한 편 읽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장석주, '대추 한 알' 전문)

 

저절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시간,

혼자서,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 시간,

애쓴 우리의 날들도 가을로 왔겠구나 싶습니다.

모다 애쓰셨습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이 참으로 큰 말임을 새삼 벅차게 느낍니다.

늘 등을 곧추세우게 하는 여러분들이셨습니다. 

나날을 건사하는 데 도움을 얻기도 하는 물꼬이지만 논두렁님들께 배운 마음으로 

공부방과 전국특성화고교노조, 우리말살리기, 4.16 연대, 60+기후행동 들에 나누기도 한답니다. 

연대가 우리의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마음과 삶을 잊지 않고 살고 있겠습니다.

이곳에서 잘 사는 것이 저곳의 삶을 지지하는 길이기도 함을 환기합니다. 

부디 강건하시기, 풍성하옵시기.


2023. 9.28.나무날

자유학교 물꼬 절 


http://www.freeschool.or.kr/?mid=notice&document_srl=3024

* 2023 현재 논두렁에 콩 심으시는 분들:

강성군강휘령, 강휘향, 고규보, 기표쌔빠지게번돈, 김승아(강용준), 김아리, 김예린심지윤, 김준한, 김진주(조규명,조아진), 김태희, 류기락

류옥하다마은식, 문정환, 박미선(김무량), 박상숙(김미희), 박윤실(김현준), 박윤지, 박정우, 박종기, 박진영(김태양,김서윤), 사미자(장여원), 

성옥순손수보내는(이윤호), 송유설(안미루), 안윤진(조인우), 옥영호(방주석,옥지혜,옥경표), 유도윤유정인, 윤희중(태평양마트), 윤기수

이명해, 이상찬(이진현), 이수범(강수진), 이인화(하윤수), 이훈, 장화목, 정준찬판소리연구소(최미순), 최영미(이해인), 큰대실맹태헌

하점주(하인영,하주원), 홍인교황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4601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8006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6068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5532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5396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5100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5129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4024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2274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4450
805 이레 동안 단식수행 들어갑니다 물꼬 2014-03-05 1396
804 2013 물꼬 가을빛(사진/ 소병선 님) 물꼬 2013-11-22 1400
803 [10.18] 다섯 번째 ‘섬모임’ file [1] 물꼬 2014-09-30 1400
802 [10/25~27] 10월 빈들모임 file 물꼬 2013-10-07 1403
801 2013 여름 계자에서 밥바라지를 해주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file 물꼬 2013-06-21 1404
800 160 계자 마감 물꼬 2015-07-29 1404
799 [10.24~25] 10월 빈들모임 file 물꼬 2015-10-03 1405
798 [10/19~20] 2013년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 가을 학술제 물꼬 2013-10-07 1413
797 6월 빈들모임 마감 물꼬 2016-06-12 1413
796 [~1.31] 토굴 수행 물꼬 2015-01-22 1415
795 [7.10~20] 가마솥방 바닥 공사 물꼬 2014-07-14 1418
794 2014 겨울 청소년계자 마감! 물꼬 2014-12-24 1419
793 [2022.8.7.~12] 2022학년도 여름 계자(170계자/초등) 물꼬 2022-07-04 1419
792 [2023] 영동역발 물꼬(대해리) 들고나는 버스 물꼬 2023-10-06 1419
791 단식수행 말입니다... 물꼬 2014-10-31 1420
790 [1.21~25] 전화 연결 어렵습니다 물꼬 2017-01-21 1421
789 4월과 6월의 빈들 사진 물꼬 2014-08-03 1431
788 2월 빈들모임은 물꼬 2017-01-26 1431
787 겨울에는, 어른계자는 쉬어갑니다. 물꼬 2015-11-13 1433
786 6월 빈들모임 마감 물꼬 2015-06-10 143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