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13.물날. 비

조회 수 517 추천 수 0 2023.09.30 23:35:19


사람들과 레몬쿠키를 굽다.

... 그런데 쿠키가 오븐에서 이렇게 퍼져 내린 건 뭐지?

어떤 판은 온전했으나 또 다른 판은 도톰하지 않고 납작하게 돼버렸더라. 마치 달고나처럼.

아마도 반죽덩어리를 설탕에 굴릴 때 너무 많이 굴렸나?

그나저나 재료에 레몬익스트랙도 있고, 레몬즙도 있고, 레몬제스트도 있던데.

레몬익스트랙? 익스트랙턴트extractant? 짠 것. 추출물. 결국 레몬즙 아닌가?

레몬즙도 즙,

레몬제스트도 있는데. 제스트zest라면 겉껍질. 제스트가 고형이긴 하지만 다 레몬즙인데

그 양을 다 합쳐 레몬즙으로 넣으면 아니 되나?

그러면 질척해질 거라는데.

, 해보는 수밖에.

 

화가 재연샘을 만나다.

밥을 사주셨다. 최근 국전에 입상하셨다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응원과 지지와 지원이 있었고,

물꼬도 여러 차례 오가셨으며

6월의 시낭송에도 걸음 하셨던.

한 아틀리에에서 그림 작업을 하던 여럿에게 나를 소개하셨다.

물꼬를 설명하시며 그랬다.

다녔던 아이들이 선생이 되고... 커다란 공동체 같은 거야.”

! 많이 아신다.’

나도 잊고 있었다 싶기까지 한 물꼬의 정의?

때로 타인의 입을 통해 자신을 보게 되기도 하지.

물꼬는 생활공동체를 잊은 대신 그렇게 공동체를 이어가고 있었고나.

 

돌아오며 농기계수리센터를 들여다보다.

이번 학기 거의 어른의 학교 기술교육 장이랄까.

물날 오후마다 걸음하고 있다.

마침 경운기 체인을 갈고 있었다.

베어링을 가는 일을 돕다. , 구경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렇지만 여기저기 굴러다니던 저리 생겨먹은 게 베어링이었고나,

저게 양편에 저렇게 막음이 있고나,

저걸 떼기도 하고 그대로 끼우기도 하는 거였고나.

낯선 부품들을 그렇게 눈에 익혔더랬네.

 

마을 할머니 한 분 다리를 다쳐 병상.

가끔 댁에 들러 음식물 쓰레기를 치워드리거나 설거지를 해드리거나.

오늘은 좀 움직일 만하여 먹고 싶었던 팥죽을 쑤셨더라나.

입맛이 통 없으셨다고.

그걸 또 굳이 나눠주시네. 안 가져가면 서운하겠다셔서 들고 나오다.

맛이 있으나 없으나 반찬거리들을 좀 들여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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