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25.달날. 비내리다 갬

조회 수 426 추천 수 0 2023.10.07 23:48:07


노각이 넘쳤다.

학교 남새밭에 있는 건 때때마다 따서 먹는데,

달골은 아무래도 가마솥방이 멀다.

구두목골 작업실 아래로 몇 포기 심었던 오이,

늙어가고 있었다.

오늘 한아름 따다가 장아찌를 담다.

껍질을 잘 닦고, 속을 파내고, 듬성듬성 썰어넣고 간장 끼얹고.

거기 홍고추 청고추 툭툭 썰어 넣다.

집어 먹으니 금세 맛이 든다.

 

오후에는 들에 있었다.

달골 기숙사 창고동 앞 꽃밭도 비로소 손댔다.

예취기까지 돌릴 공간은 아니고 손으로 해야 하는데,

달골을 지키는 은동이 금동이 끝동이(인형들)가 풀에 거의 묻혀버린.

오가며 풀 뽑아줄게, 좀만 기다려!” 말하기를 오래도 해서

요 며칠은 입도 벙긋 못했더랬네.

, 싸악 뽑다.

나뭇가지들도 치다.

여름에야 좋을 그늘이나

창과 벽이 지나치게 가리지 않도록 조절해주어야.

시원시원하게 쳐내다.

아침뜨락에도 들었다.

철쭉 무더기 아래, 꽃그늘 길 쇠파이프 둘레,

손이 가야 하는 곳들의 풀을 매다.

 

오늘부터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의 수술실에 CCTV 의무 설치 전면 시행.

다른 나라에는 없는 법이란다.

환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의료분쟁에서 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고,

대리수술과 같은 의료불벙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게 그 배경일 것이다.

하지만 CCTV가 수술 장면이 아닌 전경을 비추는데

의료진의 조치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나.

대리수술 예방만 해도, 그게 가능할까?

어린이집도 CCTV 설치 의무화된 2015년 이후

어린이집 내에서 아동학대 발생건수가 2018년에 3배 이상 늘었다던데.

문제를 발견할 수는 있겠지만 예방은 어렵다는.

실제 알려진 몇 곳의 대리수술 사건도 CCTV가 설치된 곳들이었다고.

가장 큰 문제는 의사들의 소극적 진료도 우려가 된다. 방어진료.

적은 생존확률 때문에 의사들이 포기(방치)하거나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겠다.

그래서?

CCTV설치가 환자(국민)와 의사 간 관계 회복을 가져올 수 있는가가 핵심 아닐지.

법은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부분을 규율해야 하는데 의료 분야의 경우는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이름이 붙는다나.

의료분야를 규제하면 다수가 호응하고, 그래서 정치인이 그것을 악용하는 게 문제.

전문가가 더 윤리적이거나 모범적인 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 생명을 다루기에 의사들이 존중받는 것.

그러기 위해 그들이 보낸 오랜 수련의 시간도 존중하는 거고.(특히 보수 면에서)

그들에게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지나치다.

의사들 스스로도 그 이상이라는 착각과 오만이 없었으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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